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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붕어빵 봉투에 기록된 내 정보'

공공·금융기관 개인정보 시중에 공공연히 나돌아


행정·금융기관 등에 수집된 개인정보가 시중에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아래 반대연대)는 28일 "인천광역시, 경기도 시흥·안산시 등 행정기관과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들이 유출돼 붕어빵 봉투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연대는 지난 21일 한 회사원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제보 받아 23일부터 26일까지 자체 조사활동을 벌이고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반대연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수진동에서 맨 처음 발견된 '개인정보 붕어빵봉투'는 서울 거여동 봉투 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붕어빵봉투는 경기도 시흥시 등에서 나온 공공기관 문서가 12종, 금융기관 문서 3종 등, 모두 15종의 개인정보 문서로 제작돼 '개당 10원'에 팔려나갔다. 반대연대가 수집한 공공기관 문서에는 '세대현특수주소레코드대장, 통합공과금체납수용가내역서, 조정 및 수납·미수집계표, 조사대상필지부(지가조사부)' 등이 있었고, 금융기관 문서로서는 '신용카드 발급대장, 채무추심상황진행내역서, 기한부예금만기도래명세' 등이 포함됐다. 특히, '개인별 주민등록표 대사표'에는 개인정보 항목이 87개나 돼, 유출될 경우 한 가족의 정보가 모두 유출되는 꼴이었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유출된 '채무추심상황진행내역'의 경우, 채무가 있는 사람의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연체일·미환급액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유출될 경우 개인의 신용과 명예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서로 밝혀졌다.

이번에 많은 문서가 유출된 경기도 시흥시청 측은 이에 대해 "폐지처분위탁을 받은 '재향군인회 경기지회' 측이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시청은 인수증, 용해확인서 점검 등 필요한 절차는 모두 거쳤다"고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반대연대는 이 같은 시청 측 태도에 대해 "재향군인회가 시흥시청 측에 문서가 용해 처리됐다고 보고한 날짜는 지난 6월이어서 붕어빵봉투를 발견한 10월 21일과는 무려 4개월 이상이 차이가 난다"며 "시청은 책임 회피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중간 기간동안 발생할 수 있었던 추가적인 정보유출 가능성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대연대 윤현식 씨는 "이번 문서 중에는 보존시한이 3년 이상 지난 공문서도 상당수 있어 행정기관이 개인정보 문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관기록물관리법 등을 하루 빨리 보완해 개인정보문서 폐기에 대한 현장관리·사후감독을 더욱 철저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반대연대는 개인정보 문서 유출에 대해 경찰 측에 고발하고, 개인정보유출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사례를 수집해 국가·금융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