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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돈 없으면 건강도 없다

'민간건강보험' 추진… 건강도 부익부 빈익빈


보건복지부(장관 김원길)의 '민간건강보험(아래 민간보험) 도입 추진계획'이 가시화되고 있어, 노동자·민중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건강보험재정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10일에는 "민간보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연구팀'을 이달 안으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민간보험 도입은 지난 5월부터 꾸준히 검토돼 왔던 사안"이라며, "이에 대한 실현가능성을 직접 타진해 보기 위해 실무적인 연구팀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구팀은 보험업계, 병원협회, 의사협회, 건강보험공단측 실무자들과 학계 연구자 등 10여 명을 섭외하는 중"이며 "민간보험의 실현에 관한 다양한 의제들을 다룰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후 꾸려질 연구팀은 빠르면 올해 안으로 민간보험 도입방안을 마련해, 사회·노동단체들과 공개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아래 민의련)'은 "민간보험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보험의 존재이유를 망각하고 건강보험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평했다.

민의련 관계자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보험급여율이 90% 이상 되기 때문에 민간보험은 '보충적 보험'으로 시행되고 있을 뿐"이라며, "보험급여율이 60%도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민간보험은 도입될 만한 성질의 것이 전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민간보험을 도입하려는 의도는 국민건강을 위해 쓰는 돈이 부담되니 남에게 떠넘기는 태도와 다름없"으며 "그렇게 된다면 이후 공공건강보험의 급여율은 현재의 60%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암보험'과 같은 유사의료보험은 가입자 1천2백만을 넘기고 있다. 만약 민간보험이 도입된다면 더 많은 보험회사들이 '건강보험시장'에 뛰어들어들 것이고, 이들은 '이익'만을 추구하며 마케팅을 비롯한 부대비용들을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과할 것이다.

또한 현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MRI나 CT 촬영 같은 고가의 의료행위는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민간보험은 이러한 고가의 의료행위를 보험급여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결국 고가의 의료행위의 혜택은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돌아갈 것이고, 돈 없는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고가의 의료행위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적자와 민간보험의 존재를 이유로 고가의 의료행위에 대해서까지 보험급여를 확대하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중규 편집홍보차장도 "질 좋고 값비싼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돈 있는 사람들은 민간보험을 들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하나"라며, "정부는 민간보험의 도입계획을 철회하고 공공건강보험을 더욱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