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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글리벡’ 가격인하 요구

다국적 제약회사, 지적재산권 횡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와 혈액종양 환자모임인 ‘새빛누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글리벡 약가 인하와 환자본인부담 적용범위 확대를 요구했다.

다국적 제약기업 노바티스가 개발한 글리벡은 백혈병 환자용 약품으로, 한국노바티스는 글리벡 보험약가를 1알에 2만5천6백여원으로 책정해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가격 심사를 받고 있다.

만약 이대로 가격이 정해지게 된다면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월 3백~4백5십만원에 달하는 약값 가운데 5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보험적용이 편협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0일 발표한 ‘건강보험종합대책’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소액진료 본인부담을 늘이는 대신 경제적 부담이 큰 희귀, 난치성 질환자들의 본인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줄어든 본인부담은 난치성 질환자들의 주요부담원인인 입원비가 아닌 ‘외래진료비’에 한정됐다. 그마저도 본인부담율 20%혜택을 받는 사람은 18세 미만의 난치성 환자들로 한정돼있다.

이에 인의협, 새빛누리회, 건약 소속 회원 30여명은 13일 여의도 한국노바티스 사옥 앞에서 시위를 통해 “백혈병환자는 살고싶다”, “환자의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가”라고 호소하며 글리벡 약가 인하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성인 난치성 환자의 본인 부담을 현행 50%에서 20% 수준으로 낮춰 실질적으로 약값부담을 덜어달라”고 정부 당국에 요구했다. 시위는 2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높은 약값 때문에 치료 못받는 사람 있다

인의협 관계자는 “급성기/가속기/만성기 백혈병 환자가 투약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약제인 글리벡은 보험적용을 받아도 본인부담금만 월150~200만원에 달한다”며 “노바티스의 높은 글리벡 약값은 지적재산권제도에 기초한 다국적기업의 독점횡포요 만행”이라고 규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는 병마로 인해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환자의 경제부담을 덜 수 있도록 본인부담금 20% 적용범위를 성인 난치병 환자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관계자도 “다국적 제약회사가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높은 약값을 받는 것은 비단 한국노바티스 뿐이 아니”라며 “다국적 기업이 이러한 행태를 버리지 않는 한 치료를 위해 반드시 투약을 받아야 할 사람들의 건강권은 계속해서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노바티스 홍보부 관계자는 “스위스에 있는 노바티스 본사에서 ‘모든 나라에서 동일약품에 대해 동일가격을 고수’ 지침이 내려진 상태”라고 밝히고, “본사가 정한 가격을 한국지사가 변경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