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사파티스타가 멕시코시티로 가는 이유

선주민 정체성을 위해 정부와 협상


지난 3월 2일부터 4일까지 멕시코의 누리오스 시에서는 제3차 선주민국민회의가 열렸다. 56곳의 선주민 중 42곳 의 대표 3천3백여 명이 참가한 이 회의에서는 선주민을 차별하는 헌법, 법률을 개정하고 선주민국민회의를 정부의 공식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아래 사파티스타)은 지난 달 25일부터 치아파스에서 3천 킬로미터를 행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8일부터 사파티스타는, 1914년 11월 27일 에밀리아노 사파타(1910년대에 농민봉기를 지도하다 암살당한 혁명가)가 농민전사를 이끌고 걸었던 바로 그 길을 따라 11일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정부와 협상을 한다.

사파티스타는 점증하는 빈부격차로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멕시코 지역 선주민인 인디오들이 정치·경제적으로 차별을 받는데 항의, 94년 극빈 지역인 치아파스 지역을 중심으로 민중봉기를 일으켰다. 사파티스타는 멕시코 선주민과 빈곤층에게 큰 지지를 받았으며 인터넷을 통한 선전활동과 전설적인 지도자 부사령관 마르코스를 통해서 전세계의 이목도 끌게 되었다. 96년 정부는 사파티스타와 산 안드레스 협정을 체결하여 선주민의 권리를 보장하기로 하였으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해 12월 70년만의 정권교체로 집권한 폭스 대통령은 선주민 문제에 있어서 전면적인 정책전환을 약속했다. 폭스 대통령은 선주민 권리보장, 인디오 공동체 자치, 국부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약속하였으며 사파티스타를 포함한 선주민 대표들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선주민국민회의는 이번 협상의 주요내용으로 ▲인디오 민족의 권리를 헌법으로 인정하고 96년 산 안드레스 협정 준수, ▲전국의 선주민 거주지의 무장해제, ▲ 선주민 권리 투쟁 중 투옥된 사람을 모두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주민국민회의는 또 ▲선주민의 정체성을 지키고 정치적 자유와 사회문화적 발달을 추구할 권리, ▲정치·경제·행정·사법 등 각 방면에서의 자치권, ▲멕시코 사법제도와 조화를 이루는 독립적 사법제도를 인정하라고 강조한다. 또 이들은 생존이 걸려있기도 한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영토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야한다고 촉구한다.

선주민 대표는 특히 자연은 신성한 것으로, 사고 파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폭스 대통령이 계획 중인 대규모 개발 프로그램에 반대했다. 또한 지역개발계획 수립과 집행에 선주민 대표를 참가시킬 것을 요구했다.

폭스 대통령과 선주민의 협상의지에도 불구하고 70년간 집권해 온 제도혁명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의 반대가 문제 해결의 가장 큰 장애로 남아 있다. 선주민회의 참가자들은 선주민 권리보장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요청했으며 12일에는 국회 주위에서 인간사슬을 만들어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