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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단식농성에 참가한 한희숙 씨 인터뷰

"끝까지 투쟁할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단식농성단에는 특히 항상 웃는 얼굴로 모든 일을 앞장서서 한 사람이 있었다.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원인 한희숙(47) 씨가 그 사람. 단식농성 마지막 날, 농성단이 해산한 직후 그를 만났다.


□ 어떻게 이번 단식농성에 참여하게 됐는가?

신문을 통해서 인권활동가들이 지난해 말 28일부터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가인권기구 설치를 촉구하는 노상 단식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말할 수 없는 심정이었어요. 노상에서의 단식농성을 생각하면 안타까움과 죄송한 마음뿐이었지요. 그런데 누구나 농성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이렇게 오게 됐어요. 내게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에 정말 기쁜 마음으로 왔어요. 그리고 즐겁게 단식농성에 참여했어요.


□ 단식농성에 동참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난 집에서는 한끼도 굶지 못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날을 단식하면서 농성할 수 있었던 것은 목적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죠. 더 이상은 국가보안법의 희생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그리고 우리가 요구했던 두가지 법. 국가인권위원회법과 부패방지법의 제정이라는 목적 말예요. 국가보안법의 폐지와 국가인권위원회 설치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예요! 이런 것에 대한 절실한 마음에 허기(배고픔)도 덜했던 것 같아요.


□ 기온도 많이 떨어지고 비와 눈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농성에 참여하기 시작한 날이 1월 1일인데, 이 날은 눈이 내리고 무척 추운 날씨였어요. 나는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고 옷이며 침구를 챙겨왔는데도, 춥더라고요.한데, 추위는 나중에 옷을 더 준비해서 괜찮아졌어요. 또 지지방문하는 사람들 얘기를 듣고 집회에 참여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갔어요. 벌써 9일이 됐잖아요.북한에서 굶고 있는 사람들, 감옥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며칠동안 여기 명동성당 노상에서 잠을 잔 사람들을 생각하면 난 그리 힘들지 않은 셈이예요.단식 농성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 말고도 주위에서 도와주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그 사람들이 참 기억에 남네요.


□ 이번 단식농성에서 느낀 점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가인권기구 설치,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투쟁이 인권단체의 싸움으로만 머물지 않고 시민 사회단체로 확대된 것 같아요. 단식농성이 시민단체가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종교인들이며 일반시민들의 연대와 지지로 우리도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끝까지 투쟁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과 계속할 수 있는 희망을 이번 단식농성 속에서 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