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인간 중심의 개발'을 위하여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최종 입장 발표를 앞두고, 이미 개발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다. 하지만 새만금 사업은 지역주민'에 의한' 개발도, 지역주민'을 위한' 개발도 아니며, 결국 주민생존의 박탈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새만금 개발은 87년 대통령 선거 때 노태우 후보가 이른바 '호남푸대접' 정서를 무마하기 위해 내놓은 공약에서 비롯됐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 시화호의 3배에 달하는 바다와 갯벌을 메워버리기 위해 이미 1조1천억원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얼마가 더 투입될지 모르는 이 어마어마한 사업이 실은 정치적 '표 계산' 속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다.

출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이 거대개발사업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인가? 농림부는 넓어진 국토만큼 농업생산량이 증가해 식량 자급도를 높일 것이라며 간척사업의 '대의'를 역설해 왔고 전라북도는 새만금 사업만 하면 전북이 발전한다는 논리로 도민들을 현혹했다. 하지만 새만금 사업은 이미 백합․동죽 등 주요 어패류의 어획고를 1/10 수준으로 떨어뜨려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군산․옥구․김제․부안 지역의 어민들은 방조제 바깥에서조차 어장을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결국 새만금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집단은 지역주민이 아니라, 소수의 건설자본 뿐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사업의 추진세력들은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를 '갯벌보존타령'이라 일축해버리고 새만금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하고 있다. 개발지상주의의 유령에 사로잡힌 이들에겐 민주적 의사수렴조차 성가실 뿐이다.

한국정부도 참여했던 95년 코펜하겐 사회개발 정상회의는 다음과 같은 권고안을 채택했다.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물질 중심의 개발전략에서부터 인간 안전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에 바탕을 둔 '인간중심의 개발' 전략을 세워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