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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1평 남짓한 쪽방에 쇠창살까지

군산 화재사건, 윤락여성 비참한 죽음


군산지역 윤락여성들의 비참한 삶이 세상에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것도 이 여성들이 이미 세상을 떠난 뒤에 밝혀진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9일 군산 대명동의 속칭 '감뚝'지역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 사망한 5명의 여성들은 밖으로부터 자물쇠가 채워진 방안에서 속절없이 숨져간 것으로 밝혀졌다. 2층에 위치한 방이었기에 창문으로의 탈출도 가능했겠지만, 창문은 두꺼운 쇠창살로 막혀있는 상태였다.

화재당시 주변에서 전기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카크레인으로 2-3층 창문을 깨고 쇠창살을 부순 후 구출을 시도했지만, 여성들은 이미 질식사한 뒤였다.

현장에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인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김영옥 씨도 "두꺼운 쇠창살과 외부 잠금 장치로 바깥과의 통로를 완전히 차단한 것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관료들, 책임회피 급급

더욱 분개할 일은 관할 공무원들이 하나같이 책임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재가 난 업소의 입구에는 시청에서 발급한 '청소년출입금지' 스티커가 엄현히 붙어있는데도 군산시청 위생과는 "술을 팔고 매춘을 하고 있는지를 전혀 몰랐기에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김영옥 씨는 전했다. 또한 군산경찰서 형사계장도 "윤락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 단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을 다녀온 '오마이 뉴스' 기자는 "사건 발생 후 현장을 찾아갔을 때도 여고생 교복을 한 매춘 여성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행정관료들의 책임회피에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인신매매 의혹도 제기

한편 이번 참사로 희생된 임 아무개(20)씨의 일기장에 '윤락 강요' 사실이 적혀 있어 이 지역 윤락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여성․인권단체들은 인신매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으나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