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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구타·살해 위협 속의 소년병들

내전 겪고 있는 시에라리온

아프리카 서부의 시에라리온에서는 내전으로 9백만 인구 중 최소 5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특히 소년병 문제에 주목하고 지난 9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전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보고서 주요 부문을 발췌, 게재한다(편집자주).

61년 독립한 시에라리온에서는 식민종주국인 영국으로부터 정권과 경제력, 특히 다이아몬드 광산의 이권을 물려받은 소수 엘리트층과 다수 빈곤층간의 갈등으로 극심한 정치불안이 지속되었다. 91년 엘리트 계층의 다이아몬드 광산 독점에 불만을 품은 산코(Sankoh)는 반군을 조직하여 민간인 살해․강간, 친정부인사의 수족절단 등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으며, 정부군 또한 초법적 사형집행․구타․인신구속 등을 저질렀다. 99년 토고의 수도 로메(LOME)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었으나 올해 5월 초 다시 내전이 재개되고. 계속되는 전쟁범죄로 정부군과 반군 모두 정당성을 잃어버린 가운데 내전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니세프는 18세 이하 소년병이 최소한 5천명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구타, 살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강제로 마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아래는 2000년 6월 앰네스티의 인터뷰 내용이다.

- 이브라힘(가명, 16세) : "92년 반군에게 잡혀 전투훈련을 받고, 마약을 복용한 채 실전에 투입됐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을 모두 죽여라'고 했어요. 친정부 쪽 사람의 손과 발을 잘라 버렸죠. 못하겠다고 한 14살 소년병은 즉석에서 처형당했어요."

- 반군 소년병 데이빗(가명, 14세) : 군사훈련이 힘들다고 불평한 11세 된 친구가 30여 명의 소년병 앞에서 맞아죽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2000년 5월 이후 유니세프와 민간단체들은 소년병에 대한 재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영양실조, 에이즈, 마약중독, 행동 장애, 악몽, 사회성 결여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어려서 납치된 소년병은 자기 본명도 모르고 가족 개념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가족 상봉에도 어려움이 있다. 정부군 역시 공식적으로는 소년병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으나 정부와 연합한 민병까지는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앰네스티는 정부군에게 ▲18세 이하 징집을 철저히 금지할 것 ▲15세 이하 소년병을 강제징집한 전범자를 사면하지 말 것을, 반군에게는 ▲소년병 강제징집과 자원병 모집의 즉각 중단 ▲유엔군의 소년병 무장해제와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한 ▲반군에 대한 군비 지원을 중단하고 ▲정부군을 지원할 경우 인권보호와 소년병 징집금지에 대한 확약을 받을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고, 유엔과 NGO를 지원할 것을 국제사회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