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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강제퇴거 당한 쥬베르 칸의 부인 정미숙씨의 글


저는 파키스탄인 남편 쥬베르 칸과 쌍둥이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정미숙이라는 여성입니다. 저는 지금 저희 가정에 처한 일 때문에 어렵게 정말 너무도 어렵게 펜을 들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96년에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쌍둥이 아들을 낳게 되었습니다. 당시 남편은 불법체류 상태인지라 전 아이들을 미혼모의 아이들로 서류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엄연히 아빠가 살아있는데도 말입니다. 저와 남편은 그 점 때문에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단속기간에 걸려, 한국에서 강제추방 당하면 우리 아이들은 어쩌나? 쌍둥이 아이들을 아내 혼자서 어떻게 키우나? 결국 내가 추방당하면 헤어져 살든지 아니면 파키스탄에 함께 가서 살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나?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음식에 한국말을 배우며 자랐는데, 전쟁도 끝나지 않은 나라에 데려가서 고생이나 시키는 것 아닌지? 남편은 이런 걱정으로 어린이집을 오가며, 공장을 오가며 오랜 세월을 보냈습니다. … 지난 1월 18일 남편은 한국에서 강제퇴거를 당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쌍둥이들도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남편이 없는 한국에서 저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아간다는게 너무 힘들었기에 아이들도 같이 파키스탄에 가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사랑스런 아이들까지 없는 이곳에서 저는 우리 가족들이 한국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하여 남아 있습니다. 남편을 기다리는 날들이 길어질까 사뭇 걱정이 되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남편이 한국에 돌아올 수만 있다면 전 모든 힘닿게 뛰어 다닐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 땅에서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남편과 사랑스런 두 아이들과 함께 서로 아끼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쥬베르 칸에 대한 법무부 장관님의 입국심사를 다시 한 번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