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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학가 학생사찰 충격

한신대·건국대 등, 구시대 악습 여전

한신대학교에서 학교측의 학생 사찰 문서가 발견되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문서는 지난 3월 26일 학교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 작업을 하던 한 학생이 우연히 학생처의 파일을 열어보면서 발견한 것이다. 그 학생은 그것이 한신대 제적생 최정철(96년 부총학생회장)씨에 대한 사찰기록으로 판단, 학보사에 제보했다는 것. 최씨는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하다 97년 3회 학사경고로 제적당한 후 재입학을 요구해왔으며, 지난 3월에는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문서에는 최씨의 예전 행적은 물론 최근에 그가 참가했던 집회의 시간과 발언 내용까지 상세히 담겨 있어 최씨를 오랜 기간 사찰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서가 드러나자 학생회 측에서는 학교 당국이 최씨의 재입학을 불허할 명목을 찾기 위해 세밀하게 사찰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학생처 직원 이 아무개 씨는 문제의 문서가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었던 것을 인정한 후 "누군가 다른 직원이 작성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작성 의도가 최씨의 재입학을 막기 위한 것은 아닌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학교당국이 진보대학을 표방하면서 사찰을 한다는 것은 학교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격"이라며 학생처장에게 사찰문서 작성경위와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건국대에서도 지난 3월 사찰문서가 발견된 바 있다. 'OHMYNEWS' 3월17일자와 18일자에 보도된 이 '학생간부 동향보고서'에는 학생간부들의 성향까지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문서의 작성자인 건대 학생처 전모 씨는 "다른 대학 학생처도 일상적으로 하는 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대학가의 학생사찰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