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한단석 씨 "간첩" 아니었다

피의자 인격권 보호대책 시급


지난 1월 간첩혐의로 구속된 한단석(72) 전북대 명예교수에 대한 1심 첫 공판이 28일 서울지법 형사7단독(재판장 고영한)에서 열렸다. 이를 계기로 경찰이 단순 국가보안법 사건을 "고정간첩"으로 부풀려 발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보안국은 지난 1월 한 씨를 연행해 조사한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고정간첩" 사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애초 경찰은 "한 씨가 북한 대남공작원에게 포섭돼 90년대 초 노동당에 입당한 뒤 공작금을 받고 각종 기밀을 북한에 보고해왔다"고 주요 혐의를 발표했던 것.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한 씨가 "반국가단체 구성원인 조총련 간부" 최동옥 씨를 만난 점과 자택에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점을 들어 국가보안법 8조(회합·통신) 및 7조 5항(이적표현물 소지) 위반 혐의만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경찰의 "고정간첩" 발표와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가협의 남규선 총무는 "경찰이 실적올리기에 급급해 합리적 증거도 없이 덮어놓고 '간첩'이라고 발표하던 구시대의 관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한 예로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북의 지령을 받아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권오혁(민권공대위) 씨의 경우도 결국 이적표현물 소지죄만으로 기소된 바 있어 수사기관에 의한 고질적인 피의자 인격권 침해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한 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4월 18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