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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맹인안내견 동반 거절

시각장애인 생활관 입소 거부당해


최근 몇몇 대학들이 장애인의 입학을 거부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대전에 있는 한 신학대학교가 시각장애인의 생활관 입소를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전에 있는 모 신학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는 시각장애인 김아무개(97학번) 씨는 지난 2월 학교측으로부터 생활관 입소를 거절당했다. 맹인안내견을 동반할 경우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김 씨가 "함께 방을 쓰겠다는 친구들도 있고, 혹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면 방값을 더 내고서라도 혼자 방을 사용하겠다"고 애원했지만, 학교측은 냉정하게 거절했다. 결국 김 씨는 현재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단체들은 학교측의 처사가 "장애인복지법의 차별금지 조항과 교육받을 권리, 장애인보조견의 훈련 및 보급 지원법 등을 위반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와 함께 "맹인안내견에 대한 몰지각한 편견"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2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맹인안내견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대구대학교의 조일용 생활관 관장은 "맹인안내견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도 아직까지 없고, 학생들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돼 앞으로도 권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맹인안내견 훈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삭도우미개학교의 이형구 씨도 "맹인안내견은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고도의 교육을 받고 있다"며 "시각장애인에게 맹인안내견을 동반하지 말라는 것은 일반인에게 눈을 떼놓 고 다니라는 말과 같다"고 비난했다.

한편 피해자 김 씨는 학내에서 받게 될 비난이 두려워 이 문제를 사회화시키기를 망설이고 있다. 실제로 청주대학교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해 주목을 받았던 황선경 씨의 경우 일부 학생들과 교수들로부터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열심히 배워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장애인들의 꿈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좌절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