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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4회 인권영화제 작품 소개 ⑤ 변방, 소코로 노브레

변방 Outskirt
우크라이나/1998년/감독 피터 뤼지크/제작 레브 카그노/95분

우랄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필립과 그의 동지들은 민영화 이후 자신들의 농장이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팔렸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땅을 되찾기 위해 동지들을 규합하고 ‘땅 되찾기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들은 거래에 연루된 마을 이장, 당 간부, 공무원 등을 찾아가 그들을 응징하려 하지만 오히려 동지들이 죽거나 다치고 만다. 그러나 이들은 ‘병력’의 손실을 무릅쓰고 모스크바까지 진출해 이 거래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석유 자본가를 찾아낸다. 땅을 다시 되찾기 위해 준비해 온 돈을 건네는 이들에게 자본가는 코웃음을 치며 자신이 전세계에 이룩해 놓은 석유왕국의 건설을 역설한다. 영화 말미, 주인공들이 자본가를 응징하고 집단 농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공산주의의의 부활을 염원하지는 않는다. “이 영화가 코믹한 패로디라고 하지만 러시아 사람들에겐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영화는 러시아의 현재를 가장 리얼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많은 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한 러시아 네티즌의 평처럼, 이 작품은 변화된 체제 아래 시달리고 있는 ‘민중들의 삶’을 담고 있다.


소코로 노브레 - 삶은 어딘가에 Socorro Nobre - Life Somewhere Else
브라질/1996년/감독 월터 살레스/제작 미니 커티/23분

<소코로 노브레>는 <중앙역>의 월터 살레스 감독이 1996년 제작한 시적인 다큐멘터리이다. 조각가 프란스 크라지크베르그는 나치의 탄압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후 브라질로 망명했다. 그는 인적이 드문 브라질 해안에서 일생을 보내면서 조각가로 입지를 굳힌다. 어느 날 그는 브라질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여성 재소자 소코로 노브레에게서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소코로는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죄로 21년 4개월을 선고받고 4년 9개월 째 수감 중. 그녀는 프란스의 예술이 표현하는 희망과 인간에 대한 신뢰에 대해 질문한다. 희망을 향한 갈망과 그것에 대한 회의의 양극단을 오가는 그녀의 편지에는 수인의 서러움이 진하게 베어있다. 브라질 여성교도소의 폐쇄적인 공간을 접사로, 프란스의 조각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브라질의 광활한 해안은 먼 거리 샷으로 잡아 이들의 해방과 구속을 대비시키고 있는 이 작품은 95년 소코로가 가석방되는 것으로 끝나는 해피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