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대학내 성폭력 어디까지

학장, 여교수에게 술시중 강요


학장이 회식자리에서 여교수들에게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일이 발생해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경문대학교(경기도 평택시 소재) 모학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인 모 아무개 씨는 경문대학 학장 전재욱 씨가 회식도중 동료 여교수들에게 술시중을 강요하고 여성을 업신여기는 말을 하는 등 공공연하게 여교수들에 대한 성희롱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모 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 씨는 교수들과의 회식자리에서 결혼을 앞둔 여교수에게 ‘왜 결혼을 학기 중에 하냐’, ‘결혼은 학기 중에 하더라도 애는 꼭 방학중에 낳아야한다’고 한데 이어 ‘남자아이 낳는 비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속삭였다.

이밖에도 ‘여자 교수들은 결혼을 해야하고 애를 낳아야하고 집안 일이 바쁘다는 등 말이 많고 비효율적이어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일해야 남자들만큼 할 수 있는데’라는 언사에다 회식이 열렸던 식당주인이 과부라는 사실을 알고는 손을 만지작거리고 술을 따르게 하는 등의 추태를 보였다.

모 씨에 의하면 전 씨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 씨는 지난해 12월 학교 특성화방안 워크샵이 끝난 후 가진 회식자리에서 여자교수들만을 지명해 노래를 부르게 했으며 여교수들에게 술을 따르기를 강요했다. 그리고 노래를 마친 여자교수들을 좌우에 앉게 했다.

또한 전 씨는 모든 교수 연구실 문에 작은 창을 내 외부로부터 연구실 내부를 지켜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이에 교수들이 반발하자 ‘교수들에 의한 제자들의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해 창을 낸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경문대학 교수협의회 회장 이용구(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전 씨는 모든 교수들에게 반말을 일삼아 왔을 뿐더러 회식자리 등에서 여교수에 대한 성희롱을 일삼는 등 학내 교수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 교수들 사이에서도 퇴진 운동이 벌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여성 역할 고정이 성차별의 원인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대학내 성폭력 문제를 지원하고 있는 차김현수 씨는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신성함이 대학내 성폭력을 부추기는 심각한 원인”이라며 “여성이 아이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약점시하거나 차별의 이유로 규정해 여성의 역할을 고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회식자리 등에서 여성에게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 은 그를 한 사람의 동료로 인식하지 않고 여성으로 보고 남자들의 쾌락을 위하여 술을 따르고 일을 하는 부수적인 대상으로 치부하는데서 연유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 씨의 행위는 충분한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모 씨는 전 씨를 고발할 계획이다.

현재 경문대학 학장 전재욱 씨는 재단내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된 상태이며 학생들은 재단비리의 척결과 전 씨의 퇴임을 요구하며 지난 7월부터 학교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