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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방향 뒤틀린 재외동포법 추진

기본생각을 바꾸라


민족이나 종족의 특수성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법적 지위, 고유문화의 향유 등에서 취약한 ‘소수자’는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오늘날 이들에 대한 평등한 처우와 권리 보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현대 국가의 당연한 의무에 속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나라를 모국으로 하는 재외 동포의 처우에 대한 관심은 혈통주의나 편협한 민족주의로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특히 식민과 분단의 역사 속에서 모국이 버리다시피 했던 무수한 재외동포를 배출한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따라서 최근 재외동포법 제정 추진으로 가시화된 정책에서 유념할 점은 재외동포의 배타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모국과 국적국과의 관계 속에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재외 동포의 처우에 대한 관심은 우리 나라의 여타 소수자에 대한 관심과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안은 그 발상 자체가 딴판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중국 및 구소련 지역 동포들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 외국으로 진출한 지역의 동포들이 대부분 그것을 자진한 반면, 중국과 구소련의 동포의 그것은 한반도의 운명과 역사에 따라 정해졌다는 역사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소위 IMF 체제하에서 한국의 경제 회생을 위하여 재외동포(특히 재미동포)의 모국투자를 유치하려는 ‘도구적인’ 성격이 다분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불법체류자나 경제혼란사범,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자라는 가치로 재외동포를 구분하고 더 뼈저리게 차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제 동포에 대한 배반을 넘어 기본적인 인권관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