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학원이 학생을 망친다』


이정미 지음/도서출판 은금나라/267쪽/7천원

교육을 흔히 '百年之大計(백년지대계)'라며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교육 현실은 그 중요성에 비춰볼 때 암담함 그 자체다. 특히 사교육비가 연간 2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정규 학교 수보다 많은 사립학원이 난립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과 올바른 방향에 대해 깊은 논의가 진행된 적이 없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족집게 과외 학원'문제가 터졌을 때도 이는 기업화된 일부 대형학원의 이야기였을 뿐, 소수의 강사들로 유지되는 대부분의 학원문제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년간 학원 강사로 활동했던 저자가 척박한 학원교육의 실태와 그 폐단을 진솔하게 밝히는 책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
저자는 '학원교육이 생겨난 이래 교육 주체들이 주관 없이 학원을 강요하거나 방임해왔다'며 '이 책은 학원의 실상과 모순을 드러내 학원교육의 가치를 논하는 양심선언'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저자는 학원의 고질적인 성격상 비정규직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학원강사들의 부당징계 문제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으며, 부당징계의 여파로 인해 학원 수강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교육적 폐단도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저자는 "학원교육이 학업의 노예가 된 청소년들의 솔직한 반응이 음성적으로 잘 드러난 곳"이라며 올바른 학원교육을 위해 공교육의 개혁이 우선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또한 전교조와 같은 학원강사노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으며, 공교육과의 명확한 역할 분리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 동안 교육문제에 대해 특히 사립학원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방관자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에게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무겁지만 넘어야 할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