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여성실업대책본부 발족

'여성 차별, 소외' 시정 촉구


실업대란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던 여성들이 정부의 여성실업대책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이하 한여노협)는 9일 12시, 여의도 장기신용은행 앞에서 '여성실업대책본부 발족식 및 여성실업자 구직등록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발족식에 참가한 인천여성노동자회의 최상미 부장은 "정부가 가장 늦게 취업하고 가장 빨리 해고되는 여성에 대한 실업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여성이 먼저 실업자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제위기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정부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세진컴퓨터랜드 해고노동자 이정화 씨는 "해고자 5백명 가운데 여성이 80%에 이른다. 남성들과 똑같이 일하고 헌신해 왔는데, 짤릴 때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0순위가 되었다"며 여성노동자들에 가해지는 부당한 대우를 꼬집었다. 한국노총 여성국장 정연순 씨도 "남성노동자 1인이 해고되면 부양가족까지 쳐서 2.5인이 실업자로 등록되지만, 여성노동자가 해고되면 단 1명만이 실업자로 등록되기 때문에,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여성을 먼저 해고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여노협은 '여성실업자 구직등록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을 선포했다. 한여노협은 이 운동이 여성실업자들의 적극적인 구직등록을 통해 여성실업자의 규모와 추이를 파악함으로써 정부의 여성실업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여성실업의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족식과 선포식을 끝낸 한여노협 소속 회원 1백여 명은 여성실업대책 수립, 성차별적 해고 엄단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건의문을 국민회의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 김희선 씨에게 전달했다. 건의서를 전달받은 김 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에 여성실업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책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