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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유가족들 22일째 서울역 광장서 한맺힌 울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이번에는 꼭..."


서울역 캠페인 22일째. 오늘 오후도 어김없이 서울역 광장에선 사람들이 둘러서서 무언가를 지켜보고 있다. 그것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젊은이들의 사진이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안타까움, 두려움,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 누군가 내뱉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까지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단 말이요?" 그 뒤로, 한 맺힌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린다. "민주주의의 진전 뒤에는 우리 아들, 딸들의 죽음이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살다 죽은 젊은 이들입니다. 이번엔 꼭 진상규명하고 명예회복 시켜줘야 합니다."

얼마 전 김대중 대통령은 말지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진상규명을 통해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킬 것이며, 국가 차원의 배상과 각종 기념사업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시기는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후란다. 이에 대해 김종태 열사의 어머니는 "경제랑 진상 규명해주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냐?"고 반문하시며, "아무런 실질적 응답이 없으니, 들을 때까지 열심히 해야지."라고 힘주어 말씀하신다.

그러나 실제 어머니, 아버지들의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있음을 우린 안다. 죽어간 아들, 딸을 위해 10년 넘게 노년을 바치시고, 지금은 70대에 들어선 이들이 대부분이다. "오늘이 22일째인데, 이 캠페인 하면서 편찮으신 분들이 많아요. 과거에 계속 진상규명 투쟁 과정에서 대부분 경찰들한테 많이 맞으셔서 평소에도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계시거든요."라며 유가협의 젊은 실무자 손종필씨가 안타까움을 전한다.

어머니들의 애타는 호소를 외면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22일동안 받은 서명이 벌써 2만여명. 내일도 여전히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나와, 서울역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외칠 거다. "무심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만 바라보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여러분들의 힘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