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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구치소 노역자 폭행 당해 숨져

검찰, 사인규명 조사 착수


벌금형을 선고받고 성동구치소에서 노역을 하던 재소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져 교도소내 폭행에 따른 사건인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1월말 성동구치소에서 노역을 하던 박순종(49,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씨가 갑자기 쓰러져 2월 4일 강남시립병원으로 옮겨진 후 치료를 받았으나 18일 숨졌다.

23일 시신을 부검한 결과, 박 씨는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대뇌에서 출혈흔적이 발견되었으며 CT촬영 사진에도 뇌출혈 흔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 동부지청은 교도관의 가혹행위나 동료 재소자들의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사인규명에 나섰다.

부검을 한 황적준(고려대 법의학) 박사는 "박 씨의 직접사인이 뇌경막하혈증에 따른 폐렴이며 뇌경막하혈증은 외상에 의해 찾아온다"고 밝혀 폭행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성동구치소 사건 은페 기도

한편 성동구치소측이 지난 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요청하여 박 씨의 남은 노역기간에 대해 하루 1만원씩 모두 27만원의 노역비를 대신 납부하도록 하고 박 씨를 만기출소자로 꾸며 병원으로 옮긴 사실은 구치소측이 사건을 은폐하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러오고 있다. 구치소측은 또 24일과 25일에 교정사목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노역비를 온라인으로 입금한 사실을 숨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 씨의 유족들은 "박 씨가 구치소에 가기전에는 걸음도 잘 걷고 언어 장애만 조금 있었다"며 "부검결과로 보아 구치소내에서 심하게 구타를 당한 것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구치소측의 진상규명과 보상을 요구하며 시신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숨진 박 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를 납부하지 못해 지난해 12월 23일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어 노역을 하다 이 같은 변을 당했다.
현재 박 씨의 시신은 강남시립병원 냉동실에 안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