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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전·노 사면 웬말? 양심수 석방부터”

97 양심수 석방 캠페인, 7-9일 명동성당


“그들은 아직도 감옥에 있다.”

전두환·노태우 씨 등 5·6공 인권침해 주범들에 대한 석방이 논의되는 한편에선, 양심수의 석방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절절하다.

7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입구에서 열린 ‘97양심수 석방을 위한 캠페인’ 선포식에는 이창복 전국연합 의장, 김승훈 신부, 허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재야·종교·사회단체 대표자들을 비롯해 민가협 어머니, 5·6공 의문사 희생자의 가족, 고문피해자, 출소장기수, 국회의원과 영화배우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양심수의 석방과 5·6공잔재의 청산”을 거듭 촉구했다.

현재까지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는 9백여 명, 이 가운데는 83년 안기부에서 40일 간의 고문수사를 받은 끝에 간첩으로 조작된 정영 씨 등 5·6공 때의 구속자도 50명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광주항쟁 기간 동안 사라진 수백 명의 행방불명자, 3백여 명의 사망자를 낸 삼청교육대 피해자 및 의문의 죽음을 당한 41명의 희생자, 그리고 1천3백여 명의 해직언론인과 5천명에 이르는 해고노동자 등 5·6공의 인권피해자들은 아직도 사회곳곳에 널려있다.


유명인사들 하루감옥 체험

참석자들은 “전·노 사면을 논하기 전에, 고문·실종·의문사·조작간첩·삼청교육대·언론통폐합 등 5·6공 인권범죄의 진상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 및 배상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희망과 화해의 21세기를 맞이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선포식이 끝난 뒤엔 ‘5·6공 인권피해자 원상회복을 위한 고난의 행렬’이 1시간 가량 명동일대에서 벌어졌으며, 이어 ‘양심수의 고난을 경험하는’ 하루감옥체험이 시작됐다.

하루감옥체험은 캠페인 기간 내내 명동성당 입구에서 진행되는데, 첫날 체험에는 김형태 변호사, 최영미(시인), 정범구(CBS시사쟈키 진행자) 씨 등 7명이 참여했다. 체험을 마친 뒤, 김홍신 의원은 “안에 계신 사람들을 생각하면, 체험도 아닌 체험이었다”고 말했으며, 윤동환(영화배우) 씨는 “김 대통령에게 ‘전·노 사면이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8, 9일엔 이두호(만화가), 권해효(영화배우), 정성일(영화평론가), 이기욱(변호사), 문대골(목사) 씨 등이 하루감옥체험자로 나설 예정이다.

민가협·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민주노총 등 17개 사회단체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캠페인은 오는 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