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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2회 인권영화제 9월27일 개막

전 작품 ‘사전심의’ 거부, 무료상영


“영화를 통해 인권을 생각한다.”

제2회 인권영화제가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동국대 학술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인권영화제의 주관은 동국대 연극영상학부와 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준식)이 맡았으며, 한겨레신문사와 기독교방송이 협찬, <키노> <씨네 21>이 주관매체로 함께 한다.

올해 인권영화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전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며, 기업체나 정부의 지원 없이 후원자들의 후원금만으로 재정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에 상영되는 20여 편의 작품 가운데는 유태인학살 문제를 다룬 <쇼아>(SHOAH, 다큐멘터리, 끌로드 랑즈만 감독, 86년작), 50년대 대만사회의 모습을 조명한 <호남호녀>(극영화, 허우샤오시엔 감독), 과테말라 원주민 학살 현장을 그린 <퓨마의 딸>(극영화, 톰 윈더 감독) 등 세계각국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작품 중에는 87년 6월항쟁 당시 명동성당 농성자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낸 <명성 6일의 기록>(김동원 감독), 제주도 4․3항쟁의 증언과 자료를 소개한 <레드헌트>(제작 하늬영상)가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레드헌트>는 지난 4월 ‘제2회 서울 다큐멘터리 영상제’의 본선진출작이었으나 작품의 소재를 문제삼은 주최측의 결정에 의해 상영을 취소 당했던 작품이다.

서준식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보다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을 많이 선택했으며, 화질을 비롯한 기술적 부분도 월등히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의 증언, <쇼아>

특히 끌로드 랑즈만 감독의 <쇼아>는 제2회 인권영화제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이다. 11년이라는 긴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쇼아>는 9시간 30분의 상영시간 내내 출연자들의 인터뷰만 들려주는 파격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랑즈만 감독은 이 작품 속에서 아우슈비츠나 트레블린카 같은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과 나찌 친위대원들의 증언을 생생하게 엮어냈다. <쇼아>는 86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칼리가리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서 집행위원장은 “<쇼아>를 통해 유태인 학살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또 일제의 만행과 광주학살 등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쇼아>의 상영에 맞춰 유태인 문제에 대한 강연회(강사: 이상빈 외대 불문과 교수)도 가질 예정이다.


‘문민정부의 인권’ 단편영화로 제작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밖에도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권 사진과 판화를 전시하는 ‘인권이미지전’이 영화제 기간 내내 열리게 되며,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심포지움도 계획되고 있다. 또한 문민정부 하의 인권상황을 살펴보는 4분 분량의 단편영화들이 분야별로 제작되어 본 영화의 상영에 앞서 관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인권영화제 역시 무료로 상영되며,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약 5천만원에 달하는 경비를 후원회원의 후원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1회 인권영화제는 총 4천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으며, 이 가운데 50%가 후원회비로 충당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