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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국타이어 해고자 부분복직

현장탄압 잔존·성폭행 사건 미해결


한국타이어(대표이사 홍건희) 해고자들의 단식투쟁이 종료됐다.

24일 한국타이어 해고자들은 민주노총과 회사측 간의 협상을 통해 마련된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하고, 6월 16일부터 39일간 충남 신탄진 공장 정문 앞에서 벌여온 농성과 단식투쟁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에 걸쳐 발생한 테러 및 성폭행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데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사업장 내 탄압 행위가 잔존하고 있어 투쟁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 해고자들은 ‘복직’과 ‘손해배상 철회’ 등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 회사측은 합의안에서 △해고자 7명을 복직시키되 계열사로 2년간 발령 △해고자를 상대로 한 2억7백만원의 손해배상소송 철회 △노사간 고소․고발건 취하 △단식농성자 회복비 지급 등을 약속했다. 또한, 그동안 신탄진 지역에 고립된 채 묻혀왔던 한국타이어의 노동탄압문제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민주노총이 문제해결을 위해 결합하게 된 것 역시 성과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해고자 16명 가운데 7명만 복직되고, 이마저 계열사 2년 근무라는 단서를 붙인 점과 그동안의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미흡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동안 몸담아왔던 현장에서 분리되어 계열사로 근무발령이 난 점에 대해 해고자들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 감시․노동강도 강화

복직대상에서 제외된 권영인(29) 씨는 “지금도 신탄진공장 관리자들 사이에서 ‘활동가들을 다 정리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현장은 여전히 힘든 상황인데, 열심히 투쟁하던 동지들이 현장과 분리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타이어 신탄진공장에서는 해고자들의 단식농성을 계기로 현장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한국타이어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회원 정오식(29․성형과) 씨의 해고문제가 인사위원회에서 심의되는 등 현장활동가에 대한 해고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일용직 고용의 증가에 따른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실질적인 강제잔업, 설비변경 등을 통해 노동강도 역시 강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 사건 진상규명 계속

농성을 마친 해고자들은 26일부터 일주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일상투쟁에 재결합할 예정이다. 권영인 씨는 “이제 일상으로 되돌아가지만, 현장탄압을 방지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씨는 “한국타이어 5천명 조합원 가운데 노조민주화를 갈망하는 노동자가 1천여 명 이상 있다”며, “이들과 현장활동가들이 결합된다면 한국타이어에서의 민주노조 건설은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95년 한국타이어 해고자를 지원하던 중 강간테러를 당한 박 아무개 씨의 사건에 대해선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계속적인 진상규명 활동이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