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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적선은 커녕 쪽박깨기”

북한돕기문화공연 원천봉쇄


15일 오전 성균관대로 향하는 골목길에는 차량 검문이 한창이었다. 이날 낮 3시 성균관대에서 전교조․성균관대 총학생회 등의 주최로 열릴 예정인 북한청소년돕기문화공연 ‘북한청소년에게 사랑의 쌀을!’ 행사준비 차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윽고, 행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검문은 더욱 삼엄해졌다. 혜화역에서부터 성균관대에 이르기까지 철통같은 검문을 펼치면서 전경들은 “학생들 어디가?”하며 반말은 예사고, “공연표를 어느 학교 선생한테 샀냐?”고 캐묻기도 했다. 심지어 지하철 입구에 늘어서서 학생들 명단을 적어 한때 교사들과 시민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한 교사는 “돌을 던지는 행사도 아니고, 북한동포를 돕자는 행사인데 이렇게 막아서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또 학생들 명단을 학교측에 보내지 않을 까 싶다”며 걱정했다.


“선생들이 학생 앞세워 왠 선동질이냐”

또 버스가 다니는 성균관대 입구에는 페퍼포그 1대와 전경차가 20여대 가량 늘어선 채 육교위에 올라선 중고생들을 향해 “금일 행사는 불법행사이니 학생들은 즉시 귀가하라”고 ‘명령’하는 방송이 계속되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1시간 가량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행사장을 들어가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뒷길을 찾아나선 선생님과 남녀학생들은 성대 후문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탔지만 후문 부근에 가서 전경과 경찰측에 의해 끌려내려야 했다. “선생이 학생들을 선동해 데모하느냐”며 경찰책임자가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폭언을 퍼붇자, 한 여학생이 “왜 우리 선생님한테 삿대질이냐”며 막아나서기도 했다. 15일 스승의 날, 또하나의 우리시대 스승과 제자의 서글픈 자화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