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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페스카마호사건 피고인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

“사고소식에 빚 독촉 빗발… 면회는 꿈도 못 꿔”

페스카마호 선상살인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2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월 중순 조봉 변호사와 <료녕조선문보> 김광현 기자가 피고인들의 가정을 방문했다. 전재천 씨를 비롯한 피고인 6명의 가정생활은 모두 하나같이 가난했고 집사람들은 순박하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연로한 부모, 나이 어린 자식들이 딸려있는 한집안의 기둥인 이들은 “고생을 하더라도 돈벌어 좀 잘살아 보겠다”는 생각으로 배를 탔다고 한다<편집자주>.


ꋮ 전재천(39) 씨는 77년 제대한 뒤 중학교 음악대과교원이 되었지만, 생계유지가 어려워 그만두고 93년부터 택시운전을 했다. 94년 처음으로 선원일을 시작했으며 14개월간의 선상생활로 5만원을 벌어 빚을 갚고 세 자식 학비를 대고 모친 병구완을 했다. 작년 6월 14일 아이들의 학비마련을 위해 2등 항해사로 페스카마호에 오르게 된다.


ꋮ 최일규(26) 씨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독립군인 독립투사의 후예이다. 최 씨는 아내의 임신사실도 모른 채 뱃길에 올랐고, 아내는 정월달 해산일이었다.


ꋮ 리춘성(29) 씨의 부친은 지난해 폐암에 걸려 현재 입원치료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이
작년 11월 골적암 진단을 받아 병석에 누워있다. 돈을 벌어 아버지 병을 꼭 고쳐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그는 항해 길에 나섰다.


ꋮ 백충범(28) 씨는 7남매 중 막내지만 92년 결혼한 뒤 70세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으며, 영양실조와 구루병에 걸린 아들이 있다. 가난의 때를 벗어보고자 3푼 이자로 빚 3만여 원을 내어 처음으로 올랐다. 백 씨가 사고를 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빚쟁이들이 사흘이 멀다하고 집으로 찾아와서 빚 재촉을 하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빚을 내고 도급지까지 팔았지만 아직도 남은 빚이 8천여 원이고, 면회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ꋮ 최금호(28) 씨는 미혼으로 5살 때 부친을 여의고 숙부, 숙모 손에서 자라났다. 최씨의 가정은 몹시 가난해 숙모는 “소금간 사기도 어려운 신세”라고 말했다. 박군남 씨 가정 역시 설쇨 돈마저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