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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자료> 전교조 조합원 명단공개 기자회견문

정부와 국회는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우리는 오늘, 교육개혁과 교육민주화의 주체로서 전교조 조합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1차적으로 1천명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다.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은 이미 89년에 김대통령을 비롯한 야3당이 국회에서 통과시켰던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 당연히 해결해야 할 이 문제가 8년이 지나도록 미제로 남아 있으며, 이직까지도 교육개혁의 문제보다는 정치권의 이해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 전교조 합법화가 이뤄질 때까지 단계적으로 계속해서 조합원 명단을 공개할 것이다.

8년 전 우리는 꿈 속에서도 눈에 밟히는 사랑하는 학생들과 생이별을 강요당한 적이 있다. 그 아픔을 잘 알면서도 또다시 해직을 각오한 조합원 명단공개에 나서는 것은 우리교육이 위기가 너무 깊고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개혁과 이를 위한 교원의 노동기본권 확보에 대한 우리의 바람과 의지는 꺾일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과정에서 교원의 노동기본권이 왜곡되거나 실종될 우려가 나타날 경우 2단계 조합원 명단을 공개할 것이다. 우리는 89년 이 땅의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죽어 가는 아이들을 살리고, 참교육을 실현하고자 전교조를 창립하고, 1천5백여 명이 해직을 당하는 아픔과 7년이 넘도록 온갖 탄압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도 올바른 교육개혁을 위하여 연구와 실천에 온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아직까지 크게 달라지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개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교 현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중략)

김영삼 정부의 위로부터의 교육개혁은 이미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 국민 교육을 현장에서 직접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이 개혁의 주체로 나서지 못하는 한 교육개혁은 구두선에 그칠 뿐이다. 위기를 맞고 있는 교육 현실을 극복하고 올바른 교육개혁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부터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개혁의 실천에 나설 때만이 가능하다. 이것이 우리가 교육개혁을 위하여 교원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역사가 증명하며, 세계 각 국의 보편적 규범이 웅변하고 있다.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오명을 계속 받아야 하겠는가.

이제 학교현장에서의 전교조의 실체를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며, 전교조를 제외하고 학교개혁을 논할 수 없다. 우리는 올바른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40만 교사와 함께 보충수업·자율학습 등 입시경쟁교육 철폐와 촌지 등 반교육적 학교문화를 청산하고 참교육을 실천하는 데 앞장 설 것이다.

1997년 2월 19일
교원·공무원 노동기본권 확보 전교조 추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