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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1회 인권영화제 작품 소개 ③


■ <숨겨진 이미지(Latent Image)> Pablo Perelman / 칠레 / 1987 / 극영화/ 92분

군부의 반독재 대중시위에 관한 실제 사진과 필름으로 시작하여 실종자 가족의 사진과 필름을 모아 만든 이 영화는, 극영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전적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10년전 실종된 MIR(Movimiento de la Izquierda Revolucionaria : 혁명적 좌익운동, 인민연합의 좌익 중 가장 중요한 조직)의 영웅인 동생의 생사여부를 추적하는 사진작가인 뻬드로를 중심으로 피노체트 집권 하의 1985년의 칠레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미래는 현재라는 거울을 통해서 과거를 비추며, 따라서 미래는 과거이고 우리는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을 간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 <어느 관료의 죽음> Tomas Gutierrez/쿠바/1996/극/ 흑백/87분

1966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사회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관료주의의 병폐를 희극적이고도 풍자적인 기법을 동원하여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사회주의 국가는 물론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흔히 부딪힐 수 있는 관료주의라는 비현실적인 조직이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현실의 괴로움을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다.


■ <우리는 왜 노래하지 않는가?(俄們爲什麻不歌唱?)> 관 샤오렁/대만/1995/기록/천연색/92분

국민당과 공산당의 합작으로 일본에 대항하던 중국에서 일본이 패망한 후 장개석의 국민당정부는 대만으로 패주하게 되는데 대만에서 국민당 정권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1950년대 반공을 명분으로 해서 소위 白色恐怖風暴이라는 정치적인 테러를 자행하게 된다. 무자비한 테러와 학살로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당했고 8천여명이 투옥 당하는 끔찍한 인권유린의 상황을 당시의 피해자들의 진술을 통해 그 진상을 공개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발생했던 2․28 사변의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그들의 증언을 듣는 이 영화는 화려한 영화적 수사를 배제하고 담담한 증언에 의존하고 있다. 관 샤오렁이 만든 이 영화는 우리에게 대만의 역사적 비극을 다룬 또 하나의 영화 <비정성시>를 떠올리게 만든다. <비정성시>가 당시의 사건을 극화해서 보여준 것이라면 이 영화는 역사 속에 실존하는 피해자들이 증언하는 진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