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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보공개는 헌법정신의 실현

국무회의, 정보공개 정도 대폭 축소 의결


국가행정의 직접적 수혜자로서, 동시에 행정의 감시자로서 국민이 가져야 할 권리인 행정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정부 부처의 이기주의에 밀려 또다시 봉쇄될 위기에 처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13일 국무회의를 열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법률안은 △행정정보의 공개대상을 대폭 제한하고 △공개여부를 심판하는 기구인 ‘정보공개위원회’의 설치안마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행정부는 비공개 정보에 대한 포괄적 규정에 따라 정보의 공개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며, 이에 대한 청구인의 구제절차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7월 입법예고 되었다가 정부 부처들의 반발로 국회에 상정되지 못했던 당초 법률안은 △국가안보나 외교관계정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보호와 관련된 정보 등 9개 항목을 비공개대상으로 제한했으나, 1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은 △통상협상 관련정보 △통일 관계정보 △부동산투기 관련정보까지도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보공개를 거부당한 청구인의 구제업무를 총리실 산하 행정심판위가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정보공개를 해야할 주체로 하여금 공개여부를 심판하게 하는 모순도 발생하게 된다.

당초 시민단체들은 “정보공개위가 입법.사법.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설치되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거부가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 해당기관에 공개를 강제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공동대표 김중배, 김창국, 오재식)는 14일 성명을 통해 “정부에서 내놓은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정보에 한하여 공개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공공기관의 정보는 공직자들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공개여부가 결정되어서는 안되며, 제외의 범위도 최소한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의 고계현 정책연구소장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헌법 정신의 실현인 동시에 국민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행정과정과 관련된 문서나 정보를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