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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외자회사 노동자 고용불안 대책 절실

한국산본 사태 ‘자본철수 위한 사전정지작업’


(주)한국산본의 노조집행부 사임과 해고사태는 ‘민주노조 와해’라는 회사측의 의도하에, 자본철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회사측은 폐업에 대한 위기감을 유포시킴으로써, 여성에 비해 부양에 대한 강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남성노동자를 회유하고, 그들을 통해 노조를 와해시켰을 뿐아니라 이를 단순한 노.노 갈등의 모습으로 비치게 하는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철수로 고용불안

한국산본은 1백% 일본자본에 의한 외자회사로서, 마산 수출자유공단 내의 약 70개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값싼 국내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온 노동집약형 회사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노동집약형 외자회사들은 좀 더 값싼 노동력을 쫓아 동남아 등지로 이전을 추진.실행했으며, 경영축소라는 명분하에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투자를 감소시키고 노동자를 감원해 왔다. 이러한 외자회사의 철수와 감원은 기존 국내 노동자의 실업을 의미하면서, 수출자유지역내뿐 아니라 국내의 모든 외자회사에서의 심각한 고용불안 문제와 노동자들의 생존권보장문제를 첨예화시키고 있다.

한국산본은 중국에 공장을 짓고 2-3년 내로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창원에 있는 제2공장을 매각할 경우, 제2공장의 40여명 노동자들이 마산으로 이동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감원조치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노조측은 예상되는 감원조치와 자본철수에 대비하고자 14개월의 감원수당을 단체협약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나, 회사측은 노조가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회사를 폐업하겠다고 위협했던 것으로 전한다. 감원수당은 노동자가 감원조치에 따라 퇴사할 경우, 노사간 미리 정해놓은 기간만큼의 금액을 퇴직금과는 별도의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일종의 실직수당이라 할 수 있다.

마산지역에서는 88년이래 대량 감원사태와 자본철수가 이어지면서 이를 막기위한 민주노조들의 투쟁이 전개되어 왔다. 민주노조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감원수당을 명시화하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벌여왔고, 90년 TC회사에서의 투쟁이후 3개월분의 감원수당이 관례화되기에 이르렀다. 이미경(마창여성노동자회)씨에 따르면, 이미 일부 사업장에서는 15개월의 감원수당을 받는 곳도 있다고 전한다.

금속연맹 서부경남지부 홍지욱(33, 쟁의부장)씨는 “외자회사의 고용문제에 대한 법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며, “수출자유지역 전반의 자본철수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가 구성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노갈등 조장

한편, 남성노동자들이 조합에서 이탈하면서 회사측 입장에 동조하는 모습은 민주노조 와해과정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남성노동자들이 여성노동자들에 비해 특혜를 많이 받는다는 점과, 부양에 대한 압박감 속에서 회사측의 폐업협박에 버텨내기가 어렵다는 점 등이 가져오는 결과로 분석된다. 또한, 남성과 여성노동자의 차별화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대립구도(노.노 갈등)를 조장하려는 회사측의 의도가 들어맞는 경우라 하겠다.
한국산본의 경우, 95년에는 적극적으로 임투과정에 참여했던 남성조합원들이 임투후 대거 현장관리직으로 승진됐으며, 이러한 회사측의 조치가 올해 단협과정에서 남성노동자들을 조합으로부터 분리시키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14일 남성노동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한달간 입원치료를 받았던 김창순(28, 전임노조사무국장)씨는 “남성노동자들은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결국 특권과 피해의식 때문에 돌아서 버렸다”며, “남성들도 자신이 언제든 감원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텐데…”하고 안타까워 했다.<하루소식5월22일자 참조>


참여연대 ‘중남미’ 포럼

참여연대는 23일 오후7시20분 용산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과 현지문화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지구촌 좋은 이웃되기 6차 시민포럼을 갖는다. 이번 주제는 중남미지역이며, 발표자는 안태환(문학박사, 인천시청 정책연구실 책임연구위원)씨이다. 또한 발표에 앞서 23분짜리 중미비디오 상영도 마련되어 있다. 참가비 1천원. 문의:796-8364(김은영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