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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서울구치소, 박장로에 비인도적 처우

병사 없다고 심장병 환자 독방 수감


심장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박용길(76) 장로가 서울구치소(소장 김명배)의 여사에 병동이 없다는 이유로 0.75평 독방에 아무런 간병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등 비인도적 처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우기 당뇨병 때문에 식이요법으로 치료를 해야 함에도 일반수들이 먹는 맵고 짠 음식을 그대로 지급 받고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22일 박씨를 접견한 백승헌 변호사에 의하면, “병원에서 검사도 다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재수감돼 심신이 매우 허약한 상태”라며 “지난 21일에는 현기증을 일으켜 한동안 방에 쓰러져 있었음에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고, 운동시간에도 겨우 햇볕을 쬐는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박장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지어준 1주일분의 약물만 복용하고 있다. 박장로를 진찰한 삼성서울병원 홍경표 의사는 박장로의 상태가 매우 안좋아서 “약물치료, 식이요법, 안정가료가 요구되며, 허혈성 심장질환, 심근증, 심침투 비후성, 당뇨병, 고지혈증의 병을 앓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에서 일생동안 치료를 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22일 서울구치소장을 면담한 민가협 상임의장 안옥희(61)씨도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박장로에게 맵고 짠 음식을 그대로 주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고 지적하여, 이에 대해 구치소측이 식사의 개선 등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3일 박장로를 면회한 딸 문영금(48)씨에 따르면, “여전히 관식을 그대로 먹고 있고, 면회마저도 부축을 받아 겨우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구치소측은 “박장로의 상태를 외부에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7월 북한 김일성 주석 1주기를 맞아 방북했던 박용길 장로는 8월 판문점을 거쳐 귀국하자마자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되었고, 이어 지난 7일 삼성서울병원에 3주간의 일정으로 진료를 위해 입원했다. 그러나, 구치소측은 18일 검사도 끝나지 않은 박씨를 재수감하겠다고 병원에 통보, 의사진이 이를 만류해 돌아갔다. 19일 병원 의료진이 최소 1주일간의 진료가 더 필요하며, 허혈성 심장질환은 발병 도중 숨질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라고 구치소측을 재차 설득했다.

그러나, 21일 오전 9시경 갑자기 교도관들을 앞세우고 들이닥친 구치소측은 의사와 간호사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박장로의 재수감을 강제로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