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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춘천고 최우주군이 던진 고교교육 문제

헌법소원 포기, 하이텔 토론 종료


컴퓨터 통신 하이텔 토론방에서 지난 8월초부터 진행된 “최우주군의 학교문제, 따라가 봅시다” 토론이 4일로 종료되었다. 춘천고 1학년 최우주(15)군은 지난 7월22일 하이텔 큰마을(PLAZA)에 “고등학교에서 보충․자율학습을 밤늦게까지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제10조), 양심의 자유(제19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등한다”며 편지를 올렸다. 최군은 이에 앞서 7월20일 대통령, 교육부장관, 강원도 교육감, 춘천시 교육장 등에게 진정서를 냈다. 진정서에서 그는 이렇게 호소하고 있다. “평준화 해제로 시험을 치룬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공부할 거란 기대는 입학 5개월만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저의 학교 생활은 동물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오전7시전에 집을 나가 오후11시가 넘게 돌아오면 그냥 쓰러지고 맙니다. 매우 건강한 편인데도 하루종일 해를 못보고 지내니 운동장에서 어지러워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몸무게는 입학당시보다 5Kg이 줄었습니다. 맞지도 않는 책걸상에 왼종일 앉아 있으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무릎도 시큰거립니다. 친구들도 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글이 하이텔에 오르고 8월3일 토론방(의장 김기협)이 개설되어 중고등학생과 학교 교사 등 올린 글이 총 3백건이나 올라와 최군의 문제의식에 동의를 표했다.

최군의 문제제기에 대해 <강원도민일보>, <중앙일보> 등이 보도했고, 급기야는 MBC TV 시사매거진에서 8월27일 이를 방영기에 이르렀다.

토론실을 개설한 김기협씨는 토론실의 개설의미에 대해서 “피교육자(최군)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했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가장 적극적인 길을 택했으며, 교육 당사자로서 절실한 문제들을 있는 그대로 펼쳐놓은 사실성도 돋보인다”며 원론적인 문제를 해명하는 것보다 지금의 교육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절실한 문제들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얘기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후 최군은 학교로부터 자퇴를 강요받았으나, 7월27일 <중앙일보>에 기사가 실리고 난 다음 학교측은 ‘농담이었다’고 변명했고, 최군도 이후 이일로 해서 불려 다니는 일은 없어졌다고 밝혔다.

8월15일자로 하이텔에 올린 경과보고에 의하면 8월13일, 춘천고에서는 학생들에게 보충․자율 학습 희망자를 조사하면서 2학기에는 몇시간 하고 싶은지를 부모님의 동의와 함께 적어 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보충수업을 받지 않겠다면 자퇴해야 하는 분위기가 최군의 문제제기로 일정정도 부드러워진 것이다. 그는 “많은 자료를 수집한 결과 현행 교육제도, 즉, 법률이나 명령, 조례에는 위헌의 소지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혹,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위헌임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하겠다던 계획을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을 지키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토론은 종료되었고, 최군은 헌법소원을 포기했지만, 그가 제기한 문제는 어느 하나 해결되지 않고 교육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교육개혁은 바로 교육현장의 절실한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