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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도교육에서 밀려난 어린이의 꿈과 희망 담아

8일 ‘민들레의 합창’ 어린이·교사·지역주민 등 225명 출연


「서울지역공부방연합회」(회장 이명희, 서울공부방연합)는 8일 6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도시빈민 아이들의 문화잔치 ‘민들레의 합창’을 개최하였다.

서울공부방연합 소속 30여개 공부방 어린이들, 교사, 지역주민은 그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서로 나누며 이번 행사에 주인공이 되었다. 경제·사회·문화면에서 소외된 산동네 아이들이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건강한 대안문화를 창조하는데 이번 행사의 의의가 있다. 전체 기획을 담당했던 심상구(한국도시환경 연구소 연구원)씨는 “민들레의 합창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어린이들이 자기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제도교육권에서 밀려난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그들이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으로 설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이번 행사는 전문 문화인들보다는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의 한마당이었다. 희망의 집(성동구 행당동), 푸른 하늘(금호동), 어깨동무(성수동), 새날맞이(구로구 시흥 2동), 꽃망울(관악구 봉천3동), 밤골아이네(성북구 하월곡3동), 상계동 어머니 학교(노원구 상계3동) 어린이, 교사, 지역주민 등을 포함해서 행사에 참여한 총출연자가 2백25명이나 된다.

전체행사는 연합풍물패 길놀이로 시작되어 첫째마당 ‘아침을 여는 사람들’, 둘째 마당 ‘다시 일어서는 봄들’, 셋째 마당 ‘꿈과 희망’으로 구성되었고 대동풀이 한마당에서 진도 강강술래를 부르며 아이들과 청소년, 관객 연희자가 함께 어우러졌다. 첫째마당에서는 가난한 이들의 평범하고 땀내 나는 삶, 둘째 마당에서는 달동네의 철거바람에서도 겨울을 인내하는 새순의 모습, 셋째 마당에서는 좁고 허름하고 지저분한 귀퉁이에 자라난 민들레의 수많은 홀씨들의 꿈을 형상화하였다.

행사장에는 ‘무기장난감, 불법비디오, 폭력만화 바꿔주기’ 사업을 통해서 수거된 물품으로 조형물이 전시되었다. 조형물을 제작할 최태원(민미협 회원)씨는 남자아이들의 장난감이 대부분 총인 것에 착안하여 평화와 전쟁방지를 상징하는 설치작품 “아이와 목마의 비밀”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물질이 풍요로운 사회는 아이들에게 질과 양에서 많은 장난감을 자져다주었지만 아이들의 정서는 어른의 상술로 오히려 황폐화되었다. 설치 작품은 목마를 투명한 아크릴 판으로 제작하여 그 안에 총을 넣어 목마의 몸 속에 자본의 이익이 숨어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