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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문전박대 당하는 원진노동자 재취업알선장도 소용없어

원진레이온에 근무했던 노동자들이 민간기업체 취직과정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해 7월 원진레이온 폐업이후 재취업을 원하는 6백여명의 노동자가 변변한 검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채 생활의 최저선에 시달리고 있다. 찬란한 국내 유일의 인조견사를 만들던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오늘도 재취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월 1일 전북 이리시의 쌍방울방적(주)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던 손영화 씨는 “타 직장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으면 인정하겠다”라는 말을 믿고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한 이력서를 제출하자 해고됐다. 남편과 함께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했던 30대 주부 김순자 씨는 지난 7월 20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아주머니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2일간 근무하다가 원진레이온 출신노동자라는 사실을 안 주인이 “집으로 가라”고 했다. 조한철 씨는 지난 3월 20일 경기도 안산시의 미원모방(주)의 면접시험에 붙었으나 기다리고 있으면 연락을 해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승균 씨는 93년 12월 3일 경기도 미금시 한국제대(주)에, 임옥자, 김선순 씨는 같은 해 12월 11일 경기도 미금시의 동양복장(주)에 노동부의 재취업 알선장을 가지고 찾아갔으나 회사에서는 “언제든지 시키면 퇴사를 한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5명의 원진노동자들이 93년 11월 2일 구리시의 일화제약(주)에 취업을 했으나, 올 1월 “건강검진이나 받으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모두 해고됐다. 박광칠 씨는 선반기능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93년 10월 10일 효성중공업(주)에서 실시하는 입사시험에 합격해서 이력서 등 구비서류를 인사부에 제출했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다. 박씨는 울산금속(주)에서 종업원을 모집한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 하루동안 근무를 했으나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