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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로비의 모범 양군모 해산

93년 1월에 조직, 같은 해 10월부터 177일간의 농성을 벌여왔던 「양심수 군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대표 김정훈, 양군모)이 15일 해산하였다.

제적생 복직, 수배자 해제 등과 본질적으로 궤를 같이하면서도 자칫하면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던 양군모의 투쟁은 끈질긴 정치여론화 와 조직적인 로비로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양군모의 한 관계자는 “양군모의 투쟁의 성공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각계각층 인사의 서명작업, 정보의 철저한 분석에 기초한 활동의 유연성 등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른 삶을 살려는 회원들간의 굳건한 신뢰였다”고 밝혔다. 이런 신뢰 때문에 “양군모 회원 29.9%의 소집면제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올리는데 그쳤지만 무리 없이 투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양군모의 싸움으로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2년 이상의 실형을 살았거나, 1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 중 27세(67)이상의 사람이 소집면제를 받아 힘찬 사회로의 출발을 먼저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해산하면서 펴낸 '양군모 자료집'에는 93년 상반기 3‧6사면 직후의 활동으로부터 93년 하반기 영장반납투쟁을 계기로 싸움의 파고를 높인 전 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교수, 종교계 등의 군사독재 시절의 청년양심수에 대한 군 문제 해결촉구 서명, 민주당의원은 물론이고 민자당의원의 서명까지 받아낸 끈질긴 활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 있다. 또 국방부, 병무청, 청와대 등에 대한 ‘별동대’를 두고 각 기관의 주요인사에 대한 로비작업, 정보의 수집과 분석에 의한 체계적인 활동이 자세하게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