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정신대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제100회 수요시위 성명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 위원회는 1992년 1월 8일을 첫 회로 하여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정부에게 정신대 문제의 진상규명 및 법적 책임 이행, 교과서 개정 등을 촉구해 왔다. 그동안 일본 정부의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신대 문제가 50여년만의 침묵을 깨고 제기되자 처음에는 '군위안부 문제는 잘 모르겠다, 민간업자들이 한 일로 알고 있다'라고 부인했다가, 두번째는 군이 위안소의 경영에 일부 참여하였다. 그러나 모집에서는 강제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가 최근에는 '모집과정에서도 군의 강제성이 부분적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규명 및 법적 책임 이행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군 위안부피해자들의 고통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제 100회 수요시위를 맞이하면서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우리는 일본정부에 다시 한 번 다음과 같은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1. 일 호소카와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 정책이 군국적 국가권력에 의해서 저질러진 전쟁범죄였음을 인정하라.

일본정부는 지난 번 일 호소카와 수상의 방문에서 보여 주듯이 그들이 한국에 대해 저지른 불법적 침략 전쟁을 인정하는 대신 가해자로서 모국어 교육박탈, 창씨개명, 종군 위안부 강제 연행의 가해사실을 적시하는데 그쳤다. 이는 일본정부가 아직도 한일 과거사 문제의 본질을 정면으로 인정하지 않고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 전쟁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보여진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문제 및 식민지 정책이 전쟁범죄였음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2.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

지난 93년 8월 4일 미와자와 정부는 제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하였다. 여기서 일본정부는 부분적이나마 강제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아직 일본 정부는 이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계획되고 수행되었는지, 명령의 책임 소재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전체 규모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적 책임 이행 문제에 있어서도 한마디 언급도 없이, 기금 운운하며 군위안부 생존자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용하여 그들이 해야 할 법적 책임을 축소, 회피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

3. '보상에 대신하는 조치'를 반대한다. 즉각 철회하고, 법적으로 배상하라

일본정부는 정신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 개입을 인정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보상에 대신하는 조치' 운운하며 기금 창설안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태도는 일본정부가 피해자들을 단지 동정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우롱하는 태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보다 동정의 입장에서 그들의 전쟁 범죄를 해결하려고 하는 일본의 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규탄한다. 일본은 '보상에 대신하는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 개인에게 법적으로 배상하라.

우리는 일본이 과거의 침략행위와 전쟁범죄 등을 솔직히 인정하고, 전쟁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비롯한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올바른 한·일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위와 같은 요구가 일본 정부에 의해 이행될 때까지 이 수요시위를 멈출 수 없으며, 우리들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밝힌다.


1993년 12월 22일

정신대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제 100회 수요시위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