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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인 인터뷰

동아시아 '어벤져스'를 지원하며 뿌듯함을 느끼는

준태 님을 만났어요

이번달 후원인 인터뷰에서는 국제 NGO에서 일하며 차별과 배제 받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국제와 국내 인권 활동을 ‘잇는’ 일에 진심인 후원인 김준태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Innovation for Change – East Asia라는 국제NGO의 프로그램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준태입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미 폐쇄된 또는 폐쇄적으로 변하는 시민사회를 개방하는 것을 미션으로 하는데 저는 지난 5년동안 동남, 동북아시아 국가의 성소수자, 선주민, 지역사회주민 등 그룹의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옹호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웰빙 및 정신건강 관련 워크숍, 그리고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맡아 진행해왔습니다.

주로 인권활동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활동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활동하면서 뿌듯한 순간을 꼽는다면요?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대유행에 더해 동아시아 국가 내에서 군사정부가 들어서거나 그 위력이 강화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군사정부들은 이 흐름에 저항하는 인권옹호자들의 목소리를 강압적인 방법 (폭력, 처벌, 감금 등)으로 침묵시키고 있는데, 수많은 인권옹호자들이 큰 위험부담을 안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에 어벤져스 리트릿(Avenger’s Retreat) 이라는 이름으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마블사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물에서 빌려온 표현인데, 우리에게 히어로는 정부의 탄압에 저항하는 인권옹호자들이라는거죠. 이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리트릿(휴식 또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녹여 총 4일간 온라인으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워크숍은 구체적으로 마음 챙김 명상 및 몸 동작 트레이너, 디지털보안 전문가, 호신술 트레이너,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마음 챙김 트레이너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인권옹호자들에게 스스로를 좀 더 잘 돌보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직접 따라해보는 시간으로 구성했어요. 워크숍 이후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향후 비슷한 워크숍을 자신의 커뮤니티 내에서도 진행할 의사를 밝혀오고, 실제 트레이너의 도움을 얻어 다양한 실천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저희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풀뿌리 공동체, 지역사회, 및 인권옹호자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소식을 접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사랑방 활동 중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요? 왜 그런가요?

기후정의 관련 활동을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던 20대 어느 날 티브이에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보게 되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개발’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던 저에게 해당 내용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 후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관련 서적을 찾아보게 되면서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조금 더 제대로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대학원에 가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정책학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이후 관련 활동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어요. 마음 한 구석에 늘 빚을 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는데 사랑방 소식지에서 기후위기 관련 활동에 대한 글들이 하나 둘 씩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특히 기존 기후변화 담론인 완화, 적응, 또는 리질리언스 (회복력 또는 복원력)가 아닌 정의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바라보고 그에 기반해 활동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소수자성,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집단의 취약성,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권리 등에 대해 사랑방이 앞으로 어떠한 목소리를 내고 함께할 것인지 기대가 돼요. 저도 기회가 닿는다면 사랑방이 하고 있는 기후정의운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본연의 국제 활동외에도 국내에서도 인권관련 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요즘은 어떤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가요?

지금은 소수자난민네트워크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소수자난민 특히 성소수자 난민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가 해당 국가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이미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그러한 위험이 상당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와서 난민을 신청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온 난민들의 커뮤니티에 속해서 도움 또는 지지를 얻는 것이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난민 신청과 관련된 법적인 절차 이외에도 생활 전반에 있어서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발생해요. 저 같은 경우 법적이거나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는 못하지만 소수자난민네트워크를 통해서 알게 된 성소수자 난민들과 꾸준히 소통을 하고 지내면서 생활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거나 대화상대가 필요할 때 함께 하고 있어요.

일례로 소통하고 있던 성소수자 난민 중 한 분이 거주하고 있던 고시텔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인근 모텔에서 단체격리를 해야 되는 상황이 있었어요. 코로나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힘든 조건이긴 했지만, 특히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할랄음식을 먹어야 되고 기저질환이 있어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되는 무슬림 국가 난민에게는 격리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2주 격리는 스스로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해당 구 보건소 담당자와 현장 담당자와 함께 난민분과 소통을 하면서 건강 및 필요 사항 같은 것도 체크하고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어요.

이 계기로 다양한 교차성을 지닌 소수자 난민 같은 경우에는 생활 전반에 있어 조금 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겠구나 깨닫게 되었고 소통하고 있는 성소수자 난민들과 최대한 자주 대화를 나누고 필요사항을 체크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요즘 활동하면서 드는 고민 같은 게 궁금해요

현 단체에서 상근하기 전에 국내에서 국제인권기준과 유엔 절차를 활용하는 단체에서 활동했었어요. 국내 시민사회와 국제인권절차를 잇는, 인권 의제를 국제사회로 가져가는 역할을 하는 곳이었죠. 그래서 현 단체에 합류하고 나서 했던 고민도 ‘어떻게 하면 지역 네트워크 및 운동과 국내 시민사회를 잇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였어요. 현 단체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서 국내 단체 몇 곳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일회성에 그치고 그 이후로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어요. 국내 단체들이 다루는 의제나 지형에 대한 이해가 그다지 높지 않은 탓이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 이해의 수준이 조금은 높아진 거 같습니다.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국내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주제로 어떤 활동들을 함께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고민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인권운동사랑방(활동가)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인권운동사랑방에 후원을 시작한 이후로 <사람사랑>을 통해 어떤 분들이 사랑방에 후원하고 사랑방에서는 어떤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직접 활동에 참여를 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후원인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무언가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구나 하는 마음에 무척 기뻤어요. 이를 계기로 조금 더 자세히 사랑방의 활동에 대해 알아보는 되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한 번 주목하고 활동을 전개한 주제는 진득하게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간다는 것이었어요. 상황에 따라 새로운 주제에 대한 활동을 시작해야 될 때에도 기존 활동을 소홀히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양한 활동들의 교차성을 확인하고 기존 활동과 엮어 나갈지 고민을 하는 흔적들이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사랑방은 다양한 활동들이 교차성으로 실타래처럼 묶여 있는 형태의 포괄적이면서도 촘촘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단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활동을 이어가 주셨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앞으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기후정의 관련해서 사랑방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께요! 그럼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