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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장사

아해
장사 경험이 많지 않다. 앞으로 뭔가 장사를 하게 된다면, '나'라는 사람을 팔아야 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뭔가 팔려면 조금 부족한 점은 감추고 좋은 점을 강조해야 할 텐데, 좋은 점도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라면. ㅋㅋㅋ

가원
한때 거상을 꿈꾸며 부도난 백화점에 가서 무더기로 옷을 사재기 한 적이 있다. 당시 유행하던 옥션 플랫폼을 통해 판매를 시도했는데 참 안 팔렸다.............손바닥에 잔주름이 많으면 돈 복이 없다더니...그때 알아봤다..........

민선
월드컵 때 맥주, 벼룩시장 장터 한켠에서 뽑기, 연말 촛불집회 끝나고 폭죽, 늘 망했던 장사에 미련을 못 버리고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의 '그냥' 주점을 세번 시도한 끝에 비록 얼마 되진 않으나 처음으로 수익이 생길 때서야 알았다. 장사는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면서 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붙은 별명이 '마이너스의 손'이지만, 난 나의 손에 대한 믿음을 마음 깊숙이 아직 작게나마 갖고 있다.


엄마는 내게 종종 말했다. '장사를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활동' 그런 거 하지 말고, 이런 뜻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나는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편인데다가, 손님 응대나 접객을 잘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알게 되었다. 장사의 핵심은 손님 응대가 아니라 자기가 파는 물건에 대한 자부심과 그에 기반한 끊임없는 '영업'이었음을...

어쓰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의 물건을 팔아본 적은 있지만, 그건 장사를 했다기 보다는 노동을 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벼룩시장이나 중고서점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아본 적은 있지만, 돈 만 원 이상 남겨본 적이 없으니 장사라기에는 민망하다. 나는 장사랑 거리가 먼 걸로...

대용
장사에 소질이 없는데 훈수를 두게 될때가 있다. 마치 아직 장사에 나서지 않은 허생처럼...하지만 훈수질을 마치고 나면 현타가 온다. 그런 좋은 아이템과 목과 수완을 다 갖출 수 있으면 내가 했어야지. 어제 시작했어야지. 세상에 그런 장사는 없다...

세주
사실 뭔가를 팔려면 다른 이에게 유용한 무엇이어야 하는데 그런것은 나에게도 유용할 확률이 높다. 결국 무엇인가를 파는것은 어렵다는 것. 책 한두 권을 중고서적에 등록해 놓으니 꽤 오랜 시간 걸려서 팔렸던 기억이 있다. 안 읽는..혹은 다 읽어버린 책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추가로 등록해 놓았지만 그 이후에는 소식이 없다. 이런것도 작은 장사라면 장사일텐데 역시 쓸만한 물건을 팔아야 그나마 팔린다는 생각을 했다. 당근당근 팁이다.

다슬
부모님이 운영하는 떡집에서 장사를 해봤다. 나에게는 장사 DNA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육체노동은 자신있지만, 장사는 자신이 없다. 엄청난 정신노동인데, 가장 힘든 부분은 싫어도 좋은 척을 해야 한다. 선을 넘는 질문과 과잉 서비스를 요구하더라도 웃음으로 무장해서 물건을 판매해야 한다. 손님과 싸우면 안 되기 때문! 상품을 팔 때 내 정신도 같이 파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