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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꿈사마당] 雜 생각: 선배들을 생각하다...

대학에 들어와서 매우 인상깊게 들었던 말들이 있다. 진보적 생활인, 또 진보적 전문인(서울대의 경우 거의 대부분 고소득 전문직을 지향하니까 그랬겠지). 그게 도대체 뭔가에 대해 말도 많았는데, 각자 자리에서 생업을 영위해나가면서도 진보적 실천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사람이라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진보(혹은 혁명?)를 꿈꾸던 많은 대학생들이 사회 진출 이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세상 굴러가는 데 몸을 맡기고 일상에 파묻히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였을 것이다.
당시 내게 그런 얘기를 해주던 과의 선배들은 이제 거의 대부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 검사,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사회운동 단체들에 활동비 내는 차원에서 소액 후원이라도 하고 있는 선배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누가 어느 단체에서 소액 후원자들의 다양한 모임(보통 ‘회원모임’이라 불릴 텐데)에 함께 하고 있다는 얘기도 못 들어 봤는데. 있는데 소식을 못 들어 그럴 수도... 상임활동가 혹은 상근자로 활동하고 있는 게 아닌 이상 누가 어디서 그런 걸 하는지는 잘 모르니까. 혹시 그래서 더더욱 그런 건 잘 안 하게 되는 걸까? ㅎㅎ
이제 다 신참이라 위에서 시키는 일 하고 살기에도 바빠 죽겠는 것일까? 너무 바빠 선?후배들끼리 만나는 자리도 잘 없는 거 보면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러고 보면 꼭 법조 쪽이 아니라도 근로(노동) 시간이 많은 건 사회운동의 큰 적이란 생각이 든다. 근로시간 단축, 주5일제는 이런 면에서도 정말 중요하다. 사람들이 사회운동 참여를 하고 싶어도 도통 시간을 낼 수 없으니...(과연?) 그나마 있는 여유는 종교 쪽으로도 많이 빠질 거고. 종교 쪽에서 사회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거 같고.
한편으론 정말 그렇게 시간이 없을까 하는 생각도 물론 있다. 아무리 바빠도 다들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놀기는 잘 하는 거 같아서 말이다. 잡다한 취미 생활도 많이 하고. 그게 문제라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 참여를 못한다는 건 참여를 하고 싶긴 하되 그게 순위에서 가장 아래에 놓여 있어 이거 빠지고 저거 빠지고 하다보니 못하게 된 거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할만한 게 이 세상에 과연 있을까. 그래줬으면 하는 희망사항인 거지. 그러니 결국 남은 건 호소뿐. 예전에 함께 진보를 꿈꿨던 사람들만이라도 사회 참여 활동을 개인의 인생 목록 순위에서 좀 올려주심이... 예전처럼 같이 하죠. 좋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