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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생명을 파괴한다? 배아줄기세포

우리 몸 안으로 세균이 들어왔을 때 건강을 지켜주는 백혈구와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전달해주는 적혈구(*), 그리고 피부가 계속 만들어지는 건 모두 '줄기세포' 때문이랍니다. 상처가 났을 때 딱지가 앉았다가 스르르 낫는 것도 모두 줄기세포 덕분이래요. 이렇듯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답니다. 하지만 우리 몸 모든 곳에 줄기세포가 있는 건 아니에요. 머리(뇌)와 척수(**), 심장 등에는 줄기세포가 없어서 한번 다치면 온전히 나을 수가 없다고 해요. 그런데 황우석 아저씨가 연구원들과 함께, 다친 머리나 척수를 고칠 수 있게 하는 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겠다고 한 거예요. 새 생명을 담고 있는 난자로 말이지요.

난자는 새 생명을 만들, 아주 소중한 세포랍니다. 여자의 몸속에 있는 난자가 남자의 정자와 만나는 것을 '수정'이라고 하지요. 정자와 만나 수정이 된 난자(수정란)는, 세포 수가 2개로 4개로 8개로 점점 늘어나서 아기의 뇌를 만들고 심장도 만들고 손과 다리, 귀, 코도 만듭니다. 이러한, 우리 몸 대부분의 기관들은 (수정된 다음) 8주면 만들어진다고 해요. 이러한 단계를 '배아(기)'라고 하고, 8주가 지난 다음부터를 '태아(기)'라고 한답니다.

황우석 아저씨는 연구원들과 함께, 난자를 여자의 몸에서 빼내어 인공적으로 수정을 시켜 배아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었답니다. 하지만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생명이 될 수 있는 배아를 파괴한다'는 큰 문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황우석 아저씨는,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아저씨와 연구원들이 만든 배아를 생명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엄마의 뱃속에 있다면 아기가 될 수 있는 '배아'가 정말 '생명'이 아닐까요?


내 몸의 일부, 내 생명의 일부인 난자

황우석 아저씨와 연구원들은 이 실험을 위해 240여 개가 넘는 난자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모두 16명의 여자어른 몸에서 뽑아낸 난자들이래요. 특히, 한 개의 난자가 난소에서 나올 때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그러한 난자를, 한 명의 여자 어른의 몸에서 15개가 넘게 뽑아낸 거지요. 난소에서 난자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약(배란유도제)을 쓰고 마취를 해서 난자를 뽑아냅니다. 그러면 한꺼번에 많은 난자가 없어진 난소는 깜짝 놀라 몸에 이상 신호를 보낼 것이고, 여자 어른은 그 아픔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렇듯 난자는 내 몸의 일부, 내 생명의 일부인 것입니다.

한편, 황우석 아저씨는 이 난자들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모았는지 확실히 이야기하지도 않았어요. 즉 어떻게 16명의 여자 어른을 모았으며, 그 여자 어른들에게 난자를 이러이러한 까닭으로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도 없답니다. 게다가 16명의 여자 어른에는 황우석 아저씨를 돕는 연구원 두 명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놀랐지요. 왜냐하면 같이 연구하는데다가 연구팀장이 원한다면,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거절하기가 힘들었을 거라고 여겨져서이지요. 몇몇 사람들이 황우석 아저씨가 법을 어기는 일을 했다는 걸 알아냈지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연구가 멈추거나 틀어질까봐 쉬쉬하고 있어요. 모두를 위한 일이라며 난자를 실험에 이용하는 도구로 이야기해요. '생명의 씨앗'인 난자를, 우리의 다친 몸을 치료하는 '약'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생명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생명을 생명으로 보지 않고 희생하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이제는 놓치지 말아요!

이른바 눈부신 과학 발달로, 사람들은 생명의 신비를 하나씩 하나씩 알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을 이용해 더욱 앞서가려 합니다. 엄마 뱃속에서 자라면 사람이 될 수 있는 배아를 실험실에서 만들고, 그 배아를 먼저 태어난 사람을 위해 이용하려 합니다.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그렇기에 여느 때보다 생명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잘못을 모르고 저지른 작은 실수로 보는 일, 좋은 결과라면 과정이 어떻든 살짝 눈 감아 주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거예요. 우리 모두는 생명을 결코 다른 무엇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거나 다루어서는 안 될 거예요!

* 백혈구와 적혈구는 혈액(피)을 이루는 것들 중의 하나입니다.
** 척수_ 척추(등골뼈 ; 목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두두룩한 자리) 안에 들어있는 신경의 중심으로, 걷거나 손을 들거나 목을 움직이는 등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생각해봅시다] 국익,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요즈음, 황우석 아저씨의 연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국익'입니다. 국익은 말 그대로 '나라의 이익'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 이익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무들도 '황우석 아저씨의 연구가 어서 빨리 성공해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할 텐데!' 라고 생각하나요? 연구 중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등 연구와 다른 의견을 가진다면, 연구를 망가뜨리고 우리나라 이익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국익하면 보통 경제적 이익(돈)을 생각합니다. 생명에 관한 기술을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한다면 그것은 결국 누구나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없겠지요. 다른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따져서 벌어들인 경제적 이익으로 부자 나라가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잖아요. '진짜 국익'은 잘못된 것을 창피하다고 해서 혹은 경제적으로 큰 돈을 벌 수 없다고 해서 쉬쉬해서 얻어지는 '명성'이나 '큰 돈'이 아닙니다. 명성과 큰 돈보다, 누구나의 권리를 존중하며 우리가 나눠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진실을 향해 모두(모든 생명)를 향해, 힘들지만 한 걸음 내딛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