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학교 교칙, 문제 많아요

만일 학교급식이 형편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나요? 우선 친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겠지요? "급식이 맛이 없어. 맨 날 비슷한 것만 나오고, 비싼 것 같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요. 여러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고 하겠지요?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이에요. 급식만이 아니라 시험이 너무 많아서 괴롭거나, 소지품 검사가 싫을 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니까요.


'퇴학' 너무나 가벼운 그것?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에다가 "우리 학교급식에 문제가 있어요"라고 비판 글을 쓴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어요. 이 소식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이 고등학생은 교육청(*) 홈페이지에 "다른 학교 친구들은 급식에 만족하는데 우리학교는 똑같은 돈을 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불만족스러울 정도로 급식이 나쁘다. 교장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밖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어요. 학교에서는 '학생이 거짓말을 해서 학교를 창피하게 만들었다'며 이 학생에게 '퇴학'(학교에서 쫓아내는 것)이라는 벌을 주었어요. 이 학생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쓰고 나서 단 3일만에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었어요. 학생이 자신의 주장 중에 잘못된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후닥닥 퇴학시켜버린 것이지요.

더구나 학교에서는 학생에게 벌을 주기 위해 회의를 하면서, 학생의 의견이나 부모님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해요.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 결정은 그 학생에게 매우 중요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학생은 자신과 관련된 중요한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도 없었던 것이에요. 많은 사람들은 학생의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큰 벌을 준 학교가 잘못했기 때문에, 학생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뭐이래!!!

대구 K중학교/ 서울 S여고
1. 학교장의 허락없이 대외행사에 출품 또는 참가하여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학생
2. 학생을 선동하여 질서를 문란케 한 학생
3. 반국가적 언동을 한 학생
4. 사상이 불온하거나 이적행위를 한 학생
5. 정치 관여 행위,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자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이것은 중·고등학교에 있는 규칙 중에 몇 가지만 뽑아본 것이에요. 만약에 학교에서 급식에 문제가 있거나 두발길이에 반대 의견이 있어서 친구들의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면, 두 번째 규칙을 어긴 것으로 중고등학교에서는 벌을 받을 수도 있어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알리려 한 것일 뿐인데 학교에서는 '규칙을 어긴 것'으로 벌을 받는 것이지요. 또 텔레비전에 나가서 "우리학교 급식 정말 맛없어요"라고 말해도 1번 규칙을 어긴 것이 될 수 있어요. 말도 못하고 너무 답답하다고요? 황당하고 이상한 규칙을 어떻게 지키냐고요?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아직까지 중고등학생이 지켜야 하는 규칙으로 학교에 남아 있답니다.


거꾸로 됐어요

경기도 s고
제10조 (재심원) 학교장은 선도 위원회가 심의한 사항에 대하여 필요할 때 재심(다시 심사하는 것)을 명(령)할 수 있다.

말과 행동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많은 규칙을 바꿔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벌을 주는 과정도 고쳐야 할 점이 많습니다. 이번에 학교에서 쫓겨난 고등학생도 벌을 받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할 수 없었는데, 이것은 정말 문제랍니다. 학교에서 벌을 줄 때 학생의 이야기를 듣거나 학생을 위해 말해줄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에 대해서는 대충대충 정해 놓고 있거든요. 규칙이 있더라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더구나 벌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때 '다시 심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도 학생에게는 없어요. 벌을 주는 학교장만 가지고 있어요. 권리가 뒤바뀐 어처구니없는 경우이지요.

'무조건 학생의 말은 막고 보겠다'는 학교는 이제 싫어요.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보다 근거 있는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학교가 진짜 가고 싶은 학교예요.

(*)교육청 : 학교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는지 관리하고 감독하는 국가기관
(**)뇌물 : 편리를 위해 대신 재물을 주는 것

[생각해봅시다] 학교의 교칙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이상하게도 많은 중고등학교의 교칙은 매우 비슷합니다. 이것은 예전에 교육청에서 보여준 예시를 아직까지 그대로 따라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에요. 조금씩 바꾼 학교도 있지만, 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규칙을 정한 학교는 많지 않아요. 그나마 학생이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는 용의복장(머리길이)도 극히 일부 학교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교규칙을 지켜야한다'고 법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규칙을 학교 맘대로 정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학생이 지켜야하는 규칙이라면, 학생들과 함께 얘기해서 정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학생이 지켜야 하는 규칙이라면 학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하겠어요. 우리 학교 교칙에는 어떤 황당한 규정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