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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우리를 전쟁에 이용하지 말아요!

교육부의 무시무시한 비밀…'학생군인 만들기'

전쟁이 일어났을 때 고등학생 언니오빠를 학생군인으로 만들게 하는 교육부의 비밀문서가 얼마 전에 들통이 났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부한테 화가 났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학생군인을 만드는 계획은 고등학생 언니오빠나 학부모, 선생님도 모르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계획한 일이라서 사람들이 화가 난 게 아니에요. 전쟁이 나면 먼저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고 절대로 전쟁에 나가게 해서는 안 되는데, 교육부가 앞장서서 이런 일을 계획했다는 것이 화나게 한 것이지요. 청소년을 군인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요.

한데, 동무들은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으~아… 가족한테 연락하고 짐을 싸고…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겠지요? 전쟁을 상상하는 것은 싫지만, 질문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아마 어떤 동무들 중에는 전쟁이 나면 '나라를 위해서 전쟁터에 나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동무가 있을지도 몰라요.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에 다른 나라가 힘으로 쳐들어 온 적이 많으니까, '나라를 위한 전쟁'에 나서야 한고 생각하기 쉬워요. 물론,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생활하는 곳을 지키는 건 매우 중요해요. 하지만 얼렁뚱땅 뭉뚱그려서 '나라를 위하는 전쟁'이라고 말하면서 '애국심'을 마구 일으키는 전쟁을 잘 살펴보면, 전쟁을 일으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숨어 있을 때가 많아요.

동무들은 '맨발의 겐'이라는 만화책을 혹시 알고 있나요? '원피스'나 '명탐정 코난', '이누야샤' 같은 만화는 알지만, '맨발의 겐'은 잘 모르겠다고요? 아마도 서점이나 만화가게에서 쉽게 볼 수 없어서 동무들이 처음 들어보는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맨발의 겐은 전쟁을 반대하는 만화로 꽤 널리 알려진 책입니다.

만화책 '맨발의 겐'의 표지그림이에요.

▲ 만화책 '맨발의 겐'의 표지그림이에요.



오늘 그 이야기를 조금 들려줄게요. '겐'은 1945년 일본에 살던 한 어린이의 이름이랍니다. 겐은 일본사람이고, 7살이었어요. 그때는 일본이 한창 전쟁을 하고 있던 때라서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전쟁터에 나가고, 전쟁에 쓰는 물건만 만들고 있었어요. 가족과 뿔뿔이 흩어지기 일쑤고 전쟁 때문에 가난하게 살아야했어요. 겐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답니다. 겐의 작은 형은 학교에서 먼 시골로 가서 단체로 농사일을 해야했고, 다른 형도 학교에서 전쟁에 쓰는 물건을 만드는 공장에 단체로 보내졌어요. 겐의 집은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고 다른 집들도 넉넉하지 못했어요. 겐과 겐의 아버지는 전쟁을 반대했어요. 전쟁 때문에 사람들이 불행하게 사는 것이 싫었거든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은 겐과 겐의 아버지한테 욕을 하고 괴롭혔어요. 다른 사람들은 겐과 겐의 아버지가 '나라를 위한 전쟁'을 방해한다면 비난했어요.

겐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왜냐면, 다른 사람들도 전쟁 때문에 가족이 죽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며 먹을 게 없기는 마찬가지였거든요. 겐은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전쟁이, 평범한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는 일이라는 걸 점점 깨달아 가게 됐어요.

겐의 이야기처럼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평범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일 때가 있어요. 생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빼앗는 전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전쟁은 너무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서 겐처럼 정확하게 깨닫기 쉽지 않답니다. 더구나 평상시에 전쟁에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도록 배우거나, 그런 말을 자주 듣는다면 겐을 괴롭히며 전쟁준비만 했던 사람들처럼 잘못 생각하기 쉬워요.

군인이 많아지고, 무기가 많아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에요. 안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의 위협이 커져 가는 것이랍니다. 어떤 사람들은 '학생군인이 많이 있네'라고 생각해서 '나라를 위한 전쟁'이라고 소문내며 일부러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또 군인이나 무기가 많아지면, 다른 나라들도 무기를 만들고 군인을 늘려가게 됩니다. 모두가 항상 전쟁의 위협 속에 살게 되는 거예요.

'고등학생 언니오빠를 학생군인으로 만드는 계획'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교육부가 학생이나 학교를 전쟁의 도구로 생각하고 하고 있다는 것과 또 '자신들의 방법대로 나라 지키기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렁뚱땅 전쟁을 앞세워 학생군인을 만드는 일이 결코 있어서 안 되겠지요!

[생각해봅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전쟁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나라들이 약속을 했다고 하던데요?

세계각국이 모여서 회의하는 유엔에서는 '어린이·청소년 권리조약'(아동권리협약)과 '아동의 무력분쟁에 관한 선택의정서'를 만들어 각 나라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전쟁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왜냐면 전쟁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고 오래오래 상처가 남기 때문이에요. 전쟁에 나간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장이 고르지 못하고 건강에 위협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서의 상처가 오래 지속돼 평생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쟁에 이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전쟁터에 동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