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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화성경찰, 철거민 말려죽이나

생필품 반입약속 어기고 사회단체 회원 14명 연행

오산 수청동 철거민 농성현장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지난달 18일부터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하려는 사회단체 회원들까지 전원 연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수청동 농성현장에 물과 음식 등 생필품과 의약품을 들여보내려던 전국철거민연합(아래 전철연), 오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4명이 농성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들에게 붙잡혀 화성경찰서로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전철연 회원 한명이 경찰 방패에 맞아 머리가 깨지는 등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행자들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산 수청동 철거투쟁 비상대책위원회' 박형모 집행위원은 "연행자들이 집회를 한 것도 아니고 생필품 전달을 막는 경찰에 항의하며 앉아 있었을 뿐인데 경찰이 연행을 시작했다"며 "최소한의 생존 유지를 위해 단지 생필품을 전달하려한 사람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라니 말이 되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연행자들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달 29일 화성경찰서 정보과장과 경비교통과장은 현장을 방문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과 다산인권센터·원불교인권위 활동가 등 '오산 수청동 철거투쟁 진상규명 조사단'과의 면담 자리에서 "생필품지원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집행위원에 따르면 3일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물품전달을 막아섰고, 이에 항의하는 활동가들에게 윤성복 화성경찰서장이 "내가 책임질테니 (생필품을) 반입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렸다. 현재 경찰은 소량의 생수 반입만을 허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산인권센터 상용 상임활동가는 "경찰은 사건 해결보다는 농성장에 대한 원천봉쇄와 자수회유 등 오직 '범죄자 검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협상국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롭게 농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계속 마찰을 유도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의 부당한 공권력 남용을 통제해야 할 경찰서장이 직접 나서서 인권침해를 지시한데 대해 화성경찰서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철연은 4일 오후 1시 화성경찰서 앞에서 연행자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