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조직적 범죄 '무노조 경영'

이마트, 노조결성에 '광분'

거대자본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이 용인 수지지구에서 또다시 터져나왔다.

신세계 이마트 수지점에서 일하는 계산원(캐셔)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2명의 노동자들은 지난해 경기일반노조에 '극비'리에 가입한 후 12월 21일 경기일반노조 이마트 신세계 분회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후 이들에게 가해진 '노조탈퇴 공작'은 '최저가격'을 자랑하는 이마트의 '최고수준'의 인권탄압을 보여줬다. 회사는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장시간의 개인면담을 수시로 진행했다. 노조 설립 후 12월 29일 해고 통보를 받은 이종란 씨는 "면담이 아니라 사실상 노조탈퇴를 강요하기 위한 감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면담이 끝난 후 귀가하려는 최옥화 분회장의 차를 못가도록 막아서는 바람에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고 나서야 최 씨는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최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가는 와중에도 미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원들에 대한 감시도 공공연하게 진행됐다. 이 씨는 "매장 내에서 보안들의 감시는 공공연했고 심지어 화장실과 탈의실에 들어갈 때까지도 감시의 눈길은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가족과 친지들을 동원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회유 작업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주)신세계는 1997년 '완전독립 경영'을 내세우며 삼성그룹으로부터 공식 분사됐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는 '삼성가 인물'인 이명희 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그룹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시도에 감금과 감시, 가족·친지를 통한 회유 등을 통해 노조원들을 탈퇴시키고 '노조의 싹을 밟아버리는' 행위는 거의 '고전적인 수법'에 속한다. 1998년 울산 삼성SDI에서 일하던 송수근 씨가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하려고 하자 그 전날 회사 직원들은 송 씨를 강제로 납치해 24시간 동안 감금해 집회 참석을 방해했다. 역시 울산 삼성SDI 직원이었던 윤모 씨에 대해 회사는 삼성그룹에 다니는 윤 씨 친인척들의 사직서를 미리 받아놓은 후 그들로 하여금 윤 씨의 활동 중지를 회유하게 했다. 2001년 회사에 의해 납치된 삼성SDI 직원 최영주 씨는 4일 동안이나 밀양, 중산리 등지로 끌려다니며 공갈과 협박에 시달리다 감금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절벽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했다.

'무노조 경영'을 내세우는 삼성의 노무관리는 오랫동안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88 삼성 노사관리지침 제4호'와 '89 비상노사관리지침'을 비롯해 1997년 삼성코닝 노무관리 책임자 김형극 씨가 폭로한 '345 사업장 수호 지침'은 삼성의 노무관리 지침을 매우 구체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소위 '345 지침'은 임금단체협상 시기가 집중돼 있는 3월, 4월, 5월 기간에 노동자들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노사관리지침이다. 이 지침은 '사업장 특별노사팀'을 여론수렴조, 문제사원 관찰조, 문제단체 관리조로 나누어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인근 사업장 내 관리대상 노조 및 사업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역시 극비 문서인 1998년의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시나리오 및 대응 방안'에 따르면 노조설립 상황 발생 시에는 '문제 사원' 1대1 밀착관리를 통해 감시체제로 돌입하고 인사조치 및 격리까지도 지시하고 있다. 상황실 분석조는 격리조, 타격조, 설득조 등으로 나누어 격리조는 주동자를 격리한 후 탈퇴를 유도하고, 타격조는 주동자 및 동조자의 행동을 감시한다. 설득조는 주동자의 가족, 추천인, 보증인 등을 동원해 자진탈퇴를 종용하도록 한다. 특이할 만한 것은 '대외 정보망 강화'를 위해 기무사와 당시 안기부에게까지 담당자를 배치해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서는 노사 가상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까지 준비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이마트 수지점의 계산원 노동자들은 분회창립 소식지에서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살 권리야말로 노동조합을 하려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히며 △계약직 철폐 △일방적인 연장근로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창립총회에 함께 했던 22명의 조합원 중 현재로서는 해고된 이종란 씨를 비롯한 4명의 조합원이 노조를 지키고 있다. 5일 최 분회장을 비롯한 3명의 조합원에 대해 진행된 인사위원회에서 회사는 이들에게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사과문을 8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