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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가보안법 폐지 '골든벨' 울렸다

"청소년 세대에는 국보법 굴레 벗어나길"

24일 한성대 강당은 '국가보안법이 남느냐, 내가 남느냐' 도전 골든벨에 참가하기 위한 청소년들과 이들을 응원하러 온 방청객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이번 퀴즈대회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오마이뉴스, 한성대학교 주최로 열렸으며, 100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퀴즈대회에서는 국가보안법 조항과 역사, 그리고 이로 인해 인권침해를 받은 사례들 등이 문제로 출제되었다.

국가보안법에 대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퀴즈대회에 참가해 보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권유에 처음에는 법이니까 어려울 것 같아서 꺼려졌다는 중학교 1학년인 박건호 씨는 "국가보안법으로 잡혀가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북한 첩자라고 생각했었다"며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국가보안법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이 법 때문에 통일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잡혀갔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에서 참가한 박애자(고 3) 씨는 "국가보안법은 인권을 유린해 온 법"이라며 "민주주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로 오히려 독재에 악용되어 오기만 했다"고 밝혔다.

퀴즈대회 중간에는 참가한 청소년들이 '국,보,법'으로 삼행시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국'가보안법을. '보'호하는 어른들. '법'같지 않은 것 어서 폐지하세요"라는 삼행시를 지은 오혜윤(고 2) 씨는 "한나라당에서 안보다 뭐다 하면서 국가보안법 존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순전히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들 3명을 데리고 방청을 하러 온 김미영 씨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골든벨에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아서 오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랄 수 있으려면 국가보안법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퀴즈대회에는 장기수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참여했다. 장기수 안희숙 씨는 "청소년들 세대에서는 더 이상 국가보안법의 굴레 속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국가보안법이 하루 빨리 폐지되어야 한다"며 "청소년들도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함께 나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퀴즈대회에는 20문제가 넘게 출제됐고, 참가자 이혜정(18세) 씨와 신정보람(고 3) 씨가 '골든벨 수상자'가 됐다. 신정보람 씨는 국회의원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퀴즈대회의 추진위원장을 맡은 홍세화 씨는 "청소년들이 국가보안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할 기회를 가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이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기 모인 청소년들이 일부에 지나지 않아 아쉽다"며 "국가보안법은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의식, 가치관을 제약하는 법으로 이에 대해 청소년들 스스로가 물음표를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