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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라크 전쟁

미국, 시아파에 대한 총공세로 나자프 중심지 장악

지난 6월 미국에 의해 세워진 이라크 임시정부에 반대하는 시아파 반군에 대해 미국이 나자프와 이라크 남부 곳곳에서 공세를 펼쳐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죽거나 다치는 등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장헬기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미 해병대는 12일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메흐디군에 대한 총공세를 통해 나자프시의 중심지를 장악했다. 미군은 나자프에서 메흐디군과 맞선 지난 일주일간의 전투에서 360여 명의 메흐디군을 죽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라크 시아파의 성지 중 하나인 이맘 알리의 성지가 있는 나자프는 미군의 총공세에 의해 성지가 파괴되고 수십 명의 민간인들이 다쳤다. 이라크 보건부는 쿠트의 남동지역에서 발생한 전투로 적어도 72명의 이라크인이 죽었고, 사드르시티에서는 7일 하루 동안 22명 이상 죽었다고 밝혔다. 시아파의 '총봉기'를 통해 이라크 상황은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되었지만, 메흐디군과 미군은 서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WSWS(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는 "공격의 목표가 메흐디군을 제거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미군으로부터 주권을 이양 받은 이라크 임시정부를 사람들에게 받아들이도록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인 이야드 알라위는 "5일 '사드르를 숨기고자 했던 무법자들과 깡패들'에 의해 나자프 경찰서가 공격당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미군에게 공격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미군도 "나자프를 공격한 것은 알라위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군의 나자프 총공세의 배경에는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발과 더불어 시아파 봉기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사드르가 시아파에게 항전을 요구한 이후 시아파 봉기는 급진화되었고, 메흐디군은 사드르시티, 나자프, 바스라 등 이라크 남부에서 주요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이라크 내 여론조사에 의하면, 임시정부에 저항적인 성직자에 대한 지지는 전체의 70%에 달하는 반면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WSWS는 "미국이 지정한 '정부'는 오직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만을 통치하고 있고 심지어 의회와 공무원들은 테러를 당하거나 암살된다. 사마라, 팔루자, 라마디 등의 지역은 모두 임시정부의 통치 밖에 있다"는 영국 언론인 로버트 피스트의 말을 인용했다.

한편, 메흐디군 당국자 알 바스리는 "미군이 나자프를 공격하면 이라크 남부에 있는 송유관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종전 후 이라크 재건을 돕겠다'며 한국군이 파병돼있는 이라크 정국은 더욱더 혼미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