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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차별금지를 넘어 다를 수 있는 권리까지 -『성적 소수자의 인권』


펴낸 이: 양현아, 한채연 외/ 펴낸 곳: 사람생각/ 2003년 3월/ 280쪽

과연 한국에서 성적 소수자는 어떤 존재인가? 보편을 내세우는 인권 개념에 과연 성적 소수자의 인권은 녹아들어 있는가? 『성적 소수자의 인권』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새롭게 재정리하고 있다.

우선 양현아의 논문은 기존의 인권체계가 '보편'이라는 이름 하에 남성, 이성애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음을 비판하면서, 여성·동성애자·트렌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의 인권개념을 새로운 틀로 재구성하려고 시도한다. 양 씨는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에 주목하면서 지금까지 성적 소수자들은 성적 다수자의 타자화된 시선으로 존재해 왔다고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양 씨는 성적 소수자들이 '말하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야 하고, 우리 사회가 '차이'를 인간의 존재 조건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보편적 인간성(humanity)에 주목하며 이것이 우리 안에 존재하는 타인성을 보듬고 배려하며 귀기울일 수 있게 하는 인간조건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성적 소수자인 한채윤 씨는 체험적 관찰자로서 성적 소수자의 특성, 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의 실제와 해결방안을 실감나게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이석태 씨는 성적 소수자들이 차별없이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법적 방안을 짚었고, 홍춘의 씨는 성전환자의 성별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가라는 쟁점을 다루면서 외국 판례에 비춰 본 우리 판례의 문제점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