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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쟁점! 주5일 근무제 ②

총노동 시간, 노동자들 등골 휜다


쉬는 날이면 집에서 꿈쩍 않고 잠을 자거나 TV만 보게 된다는 노동자들. 이러한 현상은 OECD국가 중 가장 긴 실노동시간이 설명해준다. 2002년 OECD 고용통계에 따르면, 2001년 한국 노동자들의 총노동시간은 2천4백47시간이다. 2천시간을 결코 넘지 않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유난히 길다. 99년 기준 ILO 노동통계연감을 보더라도, 한국 제조업 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은 50시간으로 비교대상 75개국 중 7번째로 길다.

노동계가 '주5일 근무제'를 하자고 했을 땐, 이처럼 인간을 혹사하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방안을 도입하자는 거였다. 그런데, 재계는 주5일 근무제를 하면 일년의 반이 휴일이 된다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과연 그런가?

총노동시간 2천4백47시간이란, 하루에 8시간씩 일한다고 할 때 1년 중 3백6일을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8시간은 '법정근로시간'으로, 하루 적정노동시간의 기준이다. 결국 실제 일하는 총노동시간이 줄지 않으면,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할 때 휴일 수는 59일에 불과하다. 또한 주5일 근무제로 평균 주당 4시간만큼 총노동시간이 단축된다 가정하더라도,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 휴일수는 85일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재계가 곧잘 비교대상으로 삼는 일본은 8시간 노동일 기준 휴일수가 1백35일, 미국은 1백39일이다. OECD 가입국 중 우리 다음으로 총노동시간이 긴 멕시코만 하더라도 휴일수가 1백26일로 한국과는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현재 재계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총휴일수 및 국제기준만을 들먹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총노동시간을 고려하며 주5일제를 논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탁상공론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