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철도, 발전노조 민영화반대 파업

"민영화하면 요금 인상, 사고 빈발"


"민영화가 몰고 올 더 큰 국민적 불행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밝히며 25일 새벽 4시 철도·가스·발전산업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가스공사 노조가 파업 대열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26일 새벽 1시 현재까지 철도와 발전산업 노조는 높은 참가율을 유지하며 파업을 계속 진행했다.

공통의 요구는 민영화 중단. 현재 정부는 철도 운영부문을 시설부문과 분리해 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민간에 매각해 민영화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발전산업 역시 민간으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사고가 빈발하고 요금이 올라갈 거예요." 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민영화의 문제점이다. 이날 오후 서울대 노천극장에서 만난 발전산업노조의 김연재 씨는 "민영화가 되면 요금이 30-40% 올라갈 것"이라며 "요금이 오르고 전력공급 중단 사태가 빚어졌던 캘리포니아는 민영화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건국대에서 농성 중인 철도노조의 김윤기 씨는 "지금은 한번 정차할 때 2명만 타는 곳이 있다 해도 역을 세우고 기차 운행을 하지만, 민영화가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3만원 하는 서울-부산 구간 새마을호 요금이 민영화되면 14만원 가량이 될 거"라며 걱정했다. 지금은 경제논리보다는 공익에 따라 운영되지만, 사기업들은 이윤을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다. 김 씨의 동료는 "이렇게 공기업을 다 팔아 해치우다간 아르헨티나 꼴 난다"며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 이미 부천, 안양 지역의 지역난방공사는 민영화된 후, 지난 해 요금이 평균 26.1% 인상돼 주민들의 큰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발전산업노조 이호동 위원장은 '필수 공공재의 민영화는 큰 재난을 초래한다'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주지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파업은 필수공공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발전산업노조와 철도노조는 △공공부문 인력감축 중단과 증원 △장시간 노동 철폐 등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참여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발전산업노조는 전체 조합원 5천6백명 중 5천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도노조는 서울 지역의 경우 참가자 수가 전체 조합원 8천명 중 5천 여명에 달하고, 부산, 영주, 대전 지역에도 각각 1∼2천의 노동자들이 파업 농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대 노천극장과 그 주변 잔디밭, 건국대 대운동장은 파업 참가자들로 가득 메워져, 파업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파업 첫날부터 사회단체들의 지지 입장 발표도 뒤따랐다. 이날 아침 11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민주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민주노동당 등의 대표자들은 "국가기간산업 사유화(민영화) 정책은 공공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보편적 공공 서비스를 향유할 권리를 침해하는 망국적 행위"라며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민영화)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성유보 이사는 "이는 노동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민영화 문제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