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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글리벡 투쟁, "이윤보다 생명을"

한국노바티스 앞, 강제실시 촉구대회 열려

글리벡 약값 인하를 요구하는 백혈병 환자들과 보건의료단체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청구한데 이어, 5일에는 서울 여의도 한국노바티스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바티스를 규탄하고 강제실시를 촉구하며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임을 주장했다.

백혈병 환자 비대위 강주성 대표는 "백혈병 환자의 80%에 해당하는 만성기 환자들에 대해 보험적용이 안 되며, 약값이 너무 높아 환자들이 사 먹을 수가 없다"며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23살된 딸의 치료를 늦추다 만성기에서 급성기로 급속히 악화되는 걸 지켜보게 된 한 어머니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혈병 환자는 초기 만성기에서 가속기를 거쳐 급성기로 진행된 후 결국 사망에 이른다.

사회보험노조 최재기 부위원장은 한국노바티스를 향해 "강제실시를 결정하는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강제실시까지 가지 않으려면 환자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약을 살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최인순 부회장은 성명에서 "노바티스는 거듭되는 요구에도 글리벡의 연구개발 비용도 생산원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약값 2만5천5원만 주장하고 있다며, "더 이상 지적재산권을 앞세운 살인행위를 자행하지 말라"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장 주위에는 "한국GDP는 미국의 1/4, 글리벡 약값은 3백만원으로 동일", "노바티스 배가 이윤으로 터질 동안 백혈병 환자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노바티스는 주권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생명을 담보로 한 폭력행위를 중단하라"는 등의 피켓이 즐비했다. '안티-노바티스'라는 대형 종이현수막도 눈에 확 띄었다. 노바티스에 대한 분노가 그대로 느껴졌다.

한편, 한국노바티스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 윤대근 씨는 "글리벡은 90년대 초반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수많은 임상실험을 거쳐 작년에 승인받았다"며, "연구개발 비용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바티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