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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구사대의 새이름=경비용역·청원경찰…

파업파괴 ‘경찰2중대’ 비난, 폭력방관 의혹도

파업현장에 구사대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파업․철거현장에 가끔 등장하던 구사대는 대우캐리어, 안산 동아공업, 한국통신 114 농성장에 이어 울산 효성노조 파업현장에도 등장했다.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생존을 위한 전국민중연대(준)’(공동대표 단병호 등, 민중연대)는 7일 광화문 앞 열린시민마당에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적 폭력’이 “제복을 입지 않은 공권력이다”고 주장했다.

민중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정권아래서는 경찰만 노동자․민중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2중대 역할’을 하고 있는 구사대와 용역깡패들까지도 합세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민중연대는 이어 “지난 28일 효성노조가 용역깡패에게 압수한 파업진압용 야구방망이․쇠파이프․가스총 등을 공개했을 땐 철저하게 침묵했다”며 “경찰이 ‘사적 폭력’을 방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민중연대는 또 “경찰뿐만 아니라 구사대․용역깡패의 테러로 노동자․민중들이 피를 흘리는 반면 가해자들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분노를 토했다.

민중연대 단병호 공동대표는 이날 “김대통령 취임 후 98년부터 현대자동차․만도기계․롯데호텔․사회보험노조 등 경찰을 앞세운 폭력사태가 잦아질 틈이 없더니 이제는 구사대․용역깡패들까지 합세해 마치 과거 군사정권 시절을 방불케 한다”고 현 상황을 개탄했다.

구사대와 용역깡패들에 의해 폭력을 당한 피해사례 발표에서 한국통신 114노조 윤경숙 조합원은 일선 경찰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윤 조합원은 “지난 달 31일 청원경찰들과 구사대들이 한국통신 분당본사 앞 농성장에 쳐들어와 무자비한 폭력을 가해 조합원 20여 명이 이빨이 나가고 온 몸에 멍이 드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경찰에 가해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4월 10일 부평만행’ 이후 겉으로는 경찰의 폭력행사는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줄어든 ‘경찰폭력’은 청원경찰․경비용역 등 구사대가 차지했다. 욕먹을 짓을 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노사대립이 악화되고 이른바 ‘노-노대립’이 심화되면 이를 ‘평정’하러 공권력을 투입하거나, 구사대 폭력은 지켜보기만 함으로써 폭력을 묵인, 조장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4월 29일 캐리어 사내하청노조, 5월 2일 건설운송노조 유진분회 홍석훈 쟁의부장, 5월 11일 김포 신곡리 철거현장, 5월 31일 한국통신 114노조가 구사대․용역깡패․청원경찰 등의 습격을 받았다. 이 중 가해자들이 처벌된 경우는 없다.

민중연대는 “특정세력만 용역집단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대다수가 깡패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구사대가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중연대는 또 “용역집단들이 ‘오늘은 철거민 탄압, 내일은 파업파괴’와 같이 전방위적 활동을 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정책이 소수의 권력집단에게는 희망일지 모르지만 절대다수의 민중들에게는 절망과 재앙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