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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조선일보, 표현의 자유 훼손

친일행각 유포자 명예훼손 고소


표현의 자유와 시민들의 알 권리를 옹호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이를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선일보 대구지사장은 이상호 씨 등이 조선일보의 과거 친일행각 사실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한 것이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고소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유인물은 "천황폐하와 황실가족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충과 의를 다 바치겠습니다"(조선일보 1939년 4월 29일) 등 과거 조선일보 기사를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었다.

조선일보의 고소에 대해 이유경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홍보팀장은 "조선일보가 과거 친일행각을 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표현의 자유"이며 "유인물 내용이 과거 보도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명예훼손죄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평했다.

한편 이상호 씨 등은 대구 인물과사상, 대구 희망의시민포럼 등과 함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선일보를 상대로 무고죄로 맞고소하기로 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또 다시 법적인 공방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표현의 자유는 지금까지 안보를 이유로 주로 공권력에 의해 침해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가 공권력에 의해서만 자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